비상경보 울린 서울 날씨, 평양은 어떠할까
비상경보 울린 서울 날씨, 평양은 어떠할까
  • 보도본부 | 이호 기자
  • 승인 2018.01.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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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호 국회출입기자 / 박용한 북한학 박사] 
 
평온한 일요일 오후, 휴대폰에서 굉음을 내며 비상경보가 울렸다. 14일 오후 5시 서울과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가 발령됐다.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나쁨’ 기준에 도달해서다. 15일과 16일에도 계속된다고 예측됐다. 환경부가 급히 나선 이유다. 산업화의 그림자는 혹독했다. 그런데 오히려 다행일까. 한국보다 발전 단계가 낮은 북한에서는 청정 공기를 즐길 수 있을까.
 

15일 발령한 미세먼지 '나쁨'예보(출처/서울특별시 대기환경정보)

안타깝지만 북한도 청정도시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2017 세계보건통계’ 보고서는 북한 대기오염을 경고했다. 대기오염에 따른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238명으로 나왔다. 전세계 172개국 조사 결과 중 가장 나쁜 결과였다. 동남아시아 국가보다 2배, 전세계 평균보다 2.6배 높은 수치다. 
 

픽사베이

일반적인 먼지는 건강에 큰 위협은 아니다.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낸다. 그러나 초미세먼지는 기관지를 통과한 뒤 몸에 축적된다.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지는 이유다. 직경이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도 안 될 만큼 작아 초미세먼지로 불린다. 이런 초미세먼지가 기관지에 쌓이면 각종 질환에 취약하다. 세계보건기구는 심혈관, 만성 폐쇄성 폐 질환, 호흡기 질환, 폐암 등에 걸릴 확률이 올라간다고 본다.
  

픽사베이

초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화석연료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석탄이나 석유로 난방이나 요리를 하면 심각한 공기오염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인도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대도시에서 많이 나온다. 이처럼 화석연료 오염은 주로 낙후된 국가에서 발견된다. 여기에 북한도 포함된다. 평양의 공기 질이 서울보다 나쁜 이유다. 집집마다 굴뚝에서 내뿜는 뿌연 연기가 도시에 내려앉는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심해서다. 북한 도시지역 중앙난방은 화력 발전소에서 공급한다. 중앙에서 공급받지 못하면 가정마다 석유난로를 실내에서 가동한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화석연료다.
  

픽사베이

선진국에서는 화력 발전소에 저감 장치를 달아 오염 물질을 걸러낸다. 북한의 낡은 설비는 이런 기능이 없다. 북한에서는 1950~60년대부터 소련에서 들여온 화력발전소를 가동하여 여과능력이 없어 미세먼지가 많이 나온다. 북한에 가지 않고도 이런 공기를 확인할 수 있다. 단동 등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 지역에서 마시는 공기와 비슷하다. 중국 동북 지역도 난방에 필요한 에너지 중 90% 이상 화석 연료에 의존한다. 겨울철이면 공기 질 악화가 반복된다.
   

런던 스모그(픽사베이)

화석 연료 피해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겪었던 일이다. 1952년 12월 5일 영국 런던에서는 ‘더 그레이트 스모그(The Great Smog)’가 발생했다. 마찬가지로 화석연료가 가져온 재앙이다. 석탄 연소 시 발생한 이산화황과 일산화탄소가 공기 오염의 주범이다. 한파가 심해져 난방연료가 더 많이 쓰였고 마침 런던 시내 전차도 디젤로 가동됐다. 화석 연료 사용이 급증했던 순간이다. 여기에 안개까지 만들어져 스모그(smoke+fog)가 악화됐다. 고기압 영향권에 들어가 바람이 멈춰 도시 매연을 밖으로 몰아내지 못했다. 가시거리가 1m보다 짧은 경우도 있었다. 당시 10여 일 동안 이어진 스모그 때문에 1~2만 명 정도가 사망했다. 교통사고와 폐질환 등 원인도 다양했다. 영국은 56년에 공기청정대기법을 제정했다.
 

한국도 공기 질이 매우 나쁘다. 화석 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자동차가 내뿜는 오염 물질도 많다. 여기에 중국에서 날아온 대기 오염 물질까지 심각성을 더 한다. 이런 이유로 당국은 주민들에게 경고를 보내고 실외 활동을 자제토록 했다. 대중교통 사용을 늘려 자동차 운행을 줄였다.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예산을 투입했다. 주민 건강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서다.

픽사베이

같은 순간 북한에서는 어떤 대책을 내놨을까. 평양의 모습은 너무도 달랐다. 14일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는 체육의 날을 맞아 행사가 열렸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평양도 뿌연 연기에 묻혀 있다. 강 건너 지역이 보이지 않는다. 북한 주민들은 서울 주민들이 공기 오염을 피해 실내로 대피하던 순간에 실외 대규모 운동을 했다. 북한 주민은 무능한 북한 정권 때문에 또 다른 위협에 노출됐다. 이들 몸에 축적될 오염 물질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박용한 북한학 박사 / 중앙일보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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