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스포츠 기사를 보다 보면 소속 팀을 옮기는 선수의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들은 부진이나 부상 혹은 활약 등 각자의 이유로 다양한 조건으로 팀을 옮긴다. 그리고 이들 중 다른 선수들보다 유독 많은 이적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처럼 다수의 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를 저니맨(journeyman)이라 한다.

저니맨(journeyman)은 본래 서양 전통 수공업 체계에서 도제 과정을 마친 숙련공을 의미한다. 이들은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일감을 받아 일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러한 저니맨의 특성이 현대에는 스포츠에 적용돼 팀을 자주 옮기는 선수를 비유하는 용어로 쓰이게 되었다.

석현준 선수 공식 홈페이지

저니맨은 말 그대로 한 팀에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팀을 옮기는 떠돌이를 뜻하는 것이다. 혹자는 저니맨에 대해 ‘얼마나 실력이 부족하면 떠돌이 신세가 됐을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오해이다. 애초에 실력이 없는 선수를 받아주는 팀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니맨을 모두 뛰어난 선수라고 말 하기는 힘들다. 정말 뛰어난 선수는 해당 팀에서 선수가 떠나지 않도록 그에 알맞은 대우를 해주며 선수를 붙잡기 위한 노력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니맨들은 일반적으로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정도로 충분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라는 평을 받는다. 심지어 최고 스타들보다 비교적 저렴한 연봉 덕분에 이른바 ‘가성비’가 매우 좋은 선수들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내 포지션별로 뛰어난 선수들이 영입돼 팀이 구성되어 더 이상 저니맨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을 때, 저니맨은 또다시 이적 시장에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저니맨들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과 다시 계약을 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반복하다 보니 저니맨들은 자연스레 오랜 선수 생활을 유지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적 특성 때문일까. 저니맨들을 프로 선수들 중에서 성공한 편이라고 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 야구 ‘MLB(MAJOR LEAGUE BASEBALL)’의 대표적인 저니맨은 대타왕 맷 스테어스와 투수 옥타비오 도텔이라는 선수가 있다. 이들은 무려 13곳의 팀을 옮겨 다니며 활약했다.

이 외에도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저니맨 중 마이크 모건이라는 선수가 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국내 메이저리거 김병현 선수와 함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뛰던 선수이다. 모건은 선수 시절 12곳의 다른 팀을 옮겨가며 저니맨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국내 축구 선수에도 유명한 저니맨이 존재한다. 바로 석현준 선수이다. 석현준 선수는 2009년 AFC 아약스(네덜란드)를 시작으로 FC 흐로닝언(네덜란드), CS 마리티무(포르투갈), 알 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 CD 나시오날(포르투갈), FC 포르투(포르투갈), 트라브존스포르(터키), 데브레첸 VSC(헝가리)를 거쳐 현재 트루아 AC(프랑스)까지 총 10개의 팀에서 뛴 대표적인 저니맨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목표하는 바에 최고가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누구나 최고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니맨 또한 대부분이 최고라고 평가받는 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입증하여 팀의 선택을 받고 대중의 사랑을 받는 선수들이다. 이러한 저니맨을 귀감삼아 자신이 최고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여 자신의 자질을 입증한다면 어디서든 빛나는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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