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2007년 개봉된 영화 ‘잠수종과 나비’는 프랑스 엘르 편집장 ‘장 도미니크 보비’의 실화를 담은 이야기다. 여기서 보비는 뇌졸중으로 왼쪽 눈꺼풀을 제외하고는 전신이 마비된 ‘락트-인 증후군’을 앓고 있다. 보비는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눈을 힘겹게 깜빡이며 알파벳 하나하나를 표시했고 이 영화의 원작인 자신의 회고록, ‘잠수복과 나비’를 써낸 뒤 이틀 만에 숨을 거둔다.

락트-인 증후군은 전신마비로 외부자극에 반응하지는 못하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를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 환자가 움직이지 못하고 말을 할 수 없어 혼수상태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혼수상태와 달리 락트-인 증후군은 운동기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뿐 각성은 되어 있는 상태이다. 이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고 한 곳에서만 살아야 한다고 해서 ‘감금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출처/영화 '잠수종과 나비' 스틸컷

락트-인 증후군은 운동신경과 척수를 잇는 뇌간에 손상이 생겨서 얼굴, 팔다리 등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때 대뇌와 소뇌는 정상이며, 눈의 움직임과 청각에 관여하는 중뇌는 손상되지 않아 눈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고 청각자극이 대뇌로 전달될 수 있다.  

이 질환의 원인은 주로 사고로 인한 뇌손상, 순환계질환, 신경세포의 손상, 색전이나 혈전에 의한 동맥 막힘, 뇌경색 등이 원인이다.

발병 이후 90%가 4개월 이내에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드물게 오래 생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생존자들의 대부분은 만성적으로 심각한 장애를 갖게 된다. (물론 아주 간혹 운동기능이 회복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락트-인 증후군이 발병되면 우선적으로 기도 확보와 적절한 산소 공급의 초기 치료를 한다고 한다. 또한 보존치료의 일환으로 감염이나 전해질 불균형 등의 확인 및 치료, 부동자세에 의한 욕창근육이나 관절의 구축, 각막의 찰과상 등을 예방하는 치료가 행해진다.

최근에는 스위스 연구진이 락트-인 증후군 환자의 생각을 읽어내는 시스템을 개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환자가 생각을 하는 동안에는 뇌의 혈중 산소 포화도가 변화하는데 이를 이용해 환자의 생각을 읽어낸 것이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실험에 참가한 환자에게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일관되게 ‘그렇다’라고 긍정적 답변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비록 몸은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 삶의 희망과 만족감을 보인 것이다.

앞으로 이 시스템의 개발은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락트-인 증후군 환자의 의식이 몸 안에 갇혀버리는 것이 아닌, 대화가 가능해지고 이것이 곧 신체에도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내 그들의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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