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한파가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었다. 추위를 막기 위해 장롱 속 두꺼운 외투를 꺼내어 입는 요즘, 오히려 냉동고 문을 열어 얼음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얼음중독인 ‘빙섭취증(Pagophagia)’에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빙섭취증 혹은 냉식증이라 불리는 이 병은 이식증의 한 일종이다. 이식증이란 흙이나 연필심, 지우개 등과 같이 사람이 흡수할 수 있는 영양소가 없는 물건을 중독적으로 먹는 행위이다. 나아가 페인트 조각이나 금속 조각 같은 유해한 물질을 먹는 것도 이식증에 포함된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 납 중독과 같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빙섭취증_픽사베이]

이식증은 흔히 만 1세에서 2세 사이에 나타나며 아동기 동안 스스로 그 증상이 줄어든다. 섭취하는 물질은 연령에 따라 다양한데, 유아와 어린 아이는 페인트나 머리카락, 끈 등을 먹으며 연령이 높은 아동은 동물의 배설물, 모래, 자갈 등을 먹기도 한다. 청소년과 성인은 진흙이나 흙을 먹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식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철이나 아연 또는 기타 영양소의 결핍이 이식증을 초래한다고 보인다. 즉 이식증은 영양소의 결핍을 ‘음식’을 통해 대체하려는 결과인 것이다. 

이식증의 한 종류인 빙섭취증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그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빙섭취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발견되어 그 원인으로 추정 중인데, 그 특성은 바로 철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철 겹핍성 빈혈을 치료하면 빙섭취증의 증상도 사라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실제 해외 어느 한 박사는 ‘빙섭취증과 빈혈‘에 관한 논문에서 빈혈 환자의 88%가 얼음 중독 증상을 보인다고 밝히며 빈혈과 빙섭취증의 관계에 힘을 실었다. 또한, 실제 연구결과에서 철분 부족을 앓고 있는 빙섭취증 증세를 보이는 환자에게 철분 영양제를 처방하자 자연스레 얼음 먹는 것을 멈췄다.

만약 한 달 넘게 얼음이 지속적으로 생각나고, 먹고 있다면 빙섭취증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빙섭취증이 지속되면 일상적인 생활에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고 얼음을 많이 씹게 되어 치아 건강에도 해롭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빙섭취증이나 이식증에 대한 검사법은 없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에서 자신이 먹는 물품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이러한 물건을 먹고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해주지 않으면 의사는 환자가 이식증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용기를 가지고 의사한테 솔직히 고하여 빙섭취증이나 이식증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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