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범준]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인질극이 벌어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나이로비 4층짜리 대형 쇼핑몰 웨스트게이트에 21일(현지시간) 정오 무장괴한들이 난입해 손님들에게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뜨려 최소 39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이날 밤 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사상자 수를 전하며 “과거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물리쳤고 이제 다시 그들을 패배시킬 것”이라고 다짐하며, 이어 자신도 이번 테러로 가족의 일원을 잃었다고 밝혔다.

앞서 케냐 적십자 총재인 아바스 굴렛은 이번 사건의 사망자 수가 30명이며, 최소 60여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16세 소녀가 현장에 4시간여 갇혀 있다가 극적으로 탈출하는 등 다수의 한인이 현장에서 도망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상자 규모는 지난 1998년 알카에다가 나이로비 주재 미국 대사관에 폭탄테러 공격을 가해 200여명이 사망한 이후 최대다.

한편, 웨스트게이트 쇼핑몰이 있는 웨스트랜드 지역에는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주케냐 대한민국대사관도 있어 한국인의 피해가 우려됐지만 부상자 중에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사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나이로비에서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인 L양(16세)은 이날 친구 생일을 맞아 쇼핑센터에 들렀다가 범인들을 피해 4시간 동안 숨어 있다 간신히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친구가족과 함께 2층 영화관의 영사실로 숨어들어 빛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모든 창문을 밀봉하고 숨어 있었으며, 밖에서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머니가 전해 주는 상황을 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때마침 쇼핑몰로 들어오던 L양의 케냐인 친구와 그 아버지는 범인들이 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실려갔다.

L양은 범인들을 피해 숨어 있었던 4시간이 현실 같지가 않아 아무런 감정이 일어나지 않았으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는 눈물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경찰 특공대의 진압작전으로 무사히 구출된 L양 외에도 이날 현장에서 범인들을 피해 숨어 있거나 도망쳐 나온 한인들이 여러 명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교양 전문미디어 - 시선뉴스
www.sisunnews.co.kr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