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살인/폭력/화학약품 테러/협박/의도적인 자동차 브레이크 파손...끔찍한 이 범죄들을 수단으로 삼는 데이트 폭력은 우리 사회를 어둡게 만드는 불안요소 중 하나로 떠올랐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심각한 데이트 폭력 때문에 데이트 폭력지수를 확인하는 질문이 온라인상에 공유되는 등 남녀 간 교제마저도 마음 편하게 나누지 못하는 상황.

비단 데이트 폭력은 당사자 간 문제가 아니라 가족을 비롯하 주변 사람까지도 상처와 불안을 안기는 심각한 범죄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헤어진 연인에 대한 앙심으로 실제 부모가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해 이러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여자 친구와의 만남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의 엄마를 흉기로 찌른 고등학생이 경찰에 검거됐다. 25일 대전 유성경찰서는 살인미수 혐의로 고등학교 남학생 A군(17)을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이날 오전 8시 30분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여자친구(17)의 엄마 B씨(44)의 머리 부위를 흉기로 한차례 찌르고 도주했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의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A군을 검거했다. 경찰은 A군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B씨가 딸과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군의 폭령성이 드러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전날도 A군은 여자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날 발생한 A군의 여자 친구 폭행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접근금지 등 조금 더 단호한 조치가 있었다면 자칫 피해자가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살인미수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목소리다.

출산율 감소, 인구 절벽...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여러 이유로 인해 결혼, 출산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부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남/녀간의 불신이 쌓여간다면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다. 정부는 데이트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폭넓은 접근으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고심해야 할 것이다.

여러모로 삭막해진 세상, 사랑마저 마음 놓고 사랑할 수 없다면 얼마나 더 각박해질까? 사랑만큼은 안심하고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안전망이 확보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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