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최지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현재 ‘토끼 먹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어떤 이유로 베네수엘라에서는 토끼 먹기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중남미에 위치한 나라 베네수엘라는 석유 매장량 세계 1위 국가로 한때는 중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 특히 전성기 때 유가가 베럴 당 100달러에 달해 베네수엘라는 원유 수익이 상당했다. 하지만 지난해 배럴 당 21달러까지 폭락했으니 베네수엘라에겐 치명적이게 되었고 수출의 95%가 석유인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악재는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우고 차베스, 니콜라스 마두로와 같은 사회주의 정권을 거치며 성장 기반이 더욱 무너지기 시작했다. 1998년 정권을 잡은 포퓰리즘 성향의 우고 차베스는 당시 자신을 지지하던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석유생산량을 최대로 올리게 지시했다. 하지만 경영진은 반발했고, 차베스는 공개적으로 국영석유회사의 경영진을 비난하며 숙청을 시작했다. 그렇게 차베스는 국영석유회사의 절반가량인 18,000명을 쫓아내고 젊은 인력으로 대체했는데 그 결과 새로운 인력의 미숙한 운영으로 생산성이 감소했고, 기업들의 투자도 감소하게 됐다.

이러한 악재가 겹치면서 베네수엘라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1천600%을 기록할 것으로 예산될 정도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뿐 아니라 치솟는 물가로 식량폭동과 약탈이 일어나고, 밀가루나 쌀과 같은 생필품이 점점 부족해 길거리에 버려진 음식 찌꺼기를 먹거나 상점 밖 쓰레기통을 뒤지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경제난으로 인해 식량난까지 빚어진 것이다.

그러자 현재 정권을 쥐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 냈다. 그것이 바로 토끼고기 먹기 운동인 ‘토끼계획(Plan Rabbit) 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토끼가 애완동물이 아니며 약 2.5kg인 점을 강조하고 오히려 음식문화의 패턴을 바꿀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정책에 따라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토끼고기를 식재료로 활용하도록 집에서 토끼를 키우라는 캠페인 방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민의 대부분이 토끼를 식용이 아닌 애완동물로 생각 하고 있고, 극심한 식량난으로 토끼에게 줄 사료조차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이런 정책이 그저 미봉책에 불과 하다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깨지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 거리에서는 식량난으로 이미 길거리로 나온 시민들과 이제는 의사들까지 시위에 나서 영양실조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해결책으로 토끼먹기 운동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근본적 경제난 해결책이 아닌 엉뚱한 제안을 했다는 반발이 거세지고 지난 몇 개월간 반정부시위로 인해 120명이 넘는 사망자 수와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칼날 위에 서있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반감까지 사 가면서 토끼고기를 먹자는 근시안적인 대책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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