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지수]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 뒤 처음 내놓은 스마트폰 ‘모토X’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드웨어 사양만 보면 갤럭시S4만큼 최고급은 아니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최적화해 어깨를 겨뤄볼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나치게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높아 고민 중인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관계가 ‘협력과 견제’라는 미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구글의 자회사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음성명령 등 소프트웨어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모토X를 공개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지 14개월 만에 처음 내놓은 스마트폰이다. 하드웨어만 보면 크게 눈에 띄는 건 없을 정도로 평이하다.

모토X는 4.7인치 크기에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2200mAh의 배터리를 갖췄다. 저전력 설계를 통해 최대 24시간 사용할 수 있다고 구글은 밝혔다. 또 뒷면에 1000만 화소 카메라, 전면에 200만 화소 카메라를 넣었다.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음성명령만으로 검색 같은 작업이 가능하다.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가격이다. 보급형에 가까운데도 미국의 경우 2년 약정 기준으로 199.99달러(16GB 메모리 기준)에 팔린다. 아이폰5, 갤럭시S4와 가격이 같은 셈이다.

모토X가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은 안드로이드 진영 내 역학관계로 쏠리고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넣은 삼성·LG·팬택과 ZTE 같은 중국 업체와 원만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른 것이다. ‘애플 타도’를 외치던 구글이 안드로이드 진영끼리 경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이날 “구글이 다른 안드로이드 파트너보다 모토로라를 편애할 수는 없다”며 “삼성, 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파트너들과 함께 애플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집계를 보면 올해 2분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은 79.5%를 차지했다. 지난해 2분기의 69.5%보다도 10%포인트 높아졌다. 애플 아이폰은 1년 전보다 520만대 늘었으나 13.6%에 그쳤다.

만약 모토로라가 인수 이전의 실패를 거듭할 경우 구글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의 한계를 받아들이거나 최신형 안드로이드를 모토로라 제품에 먼저 사용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모토X 사양이라면 적어도 6개월 전에 나왔으면 모르겠지만 지금 그 가격대는 좀 세다”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의도적으로 밀어주면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왜곡되고 결국 수익이 떨어지게 될 것을 구글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기 작품에서는 좀 더 높은 사양의 제품을 내놓을 수도 있어 국내 업체들로서는 여전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인텔 등과 연합해 만드는 타이젠 운영체제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타이젠을 사용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교양 전문 미디어 - 시선뉴스
www.sisunnews.co.kr

▲ 모토X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