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출판사)

[시선뉴스] 고향집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은 길다. 

5일 오후 4시 30분 현재 ‘부산→서울 7시간40분’이라는 한국도로공사의 교통상황 정보만큼이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길다. 

이 가을, 긴 이동 시간 동안 가을에 잘 어울리는 책을 한 권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특히 남성은 가을에 받는 일조량의 부족으로 인한 남성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여성보다 심하게 가을을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도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는 것은 마찬가지. 이럴 땐 차라리 바닥을 치는 감정을 겪어보는 것도 기분 전환에 도움을 주는 방법 중 하나다.

‘고슴도치의 소원’(톤 텔레헨 | 아르테)은 네덜란드 국민작가 톤 텔레헨의 어른을 위한 특별한 동화 소설이다. 철학적인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성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동화 작가 톤 텔레헨의 이 작품은 외롭지만 혼자이고 싶고,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유의 따스함과 인간 본성에 대한 긍정을 바탕으로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 소외감, 관계에 대한 갈망을 우화 형식으로 그려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로운 고슴도치. 어느 날 문득 동물들을 초대하기로 결심하지만 한 번도 누군가를 초대한 적이 없고 누군가 찾아온 적도 없는 고슴도치는 편지를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 결국 편지를 보내지 못한다. 고슴도치는 쓰다만 편지는 서랍장 속에 넣어두고 온갖 상상을 시작한다. 그 고슴도치의 모습은 많은 걱정을 하고,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고, 외로움을 떠안은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무척 닮아 있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김정운 | 21세기북스)는 글과 그림, 심리학을 절묘하게 섞어 구성한 책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문화심리학자인 저자는 2012년 돌연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향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자 오랫동안 가슴에 품어 왔던 유학 생활을 시작한 것. 저자는 일본에서 지낸 4년 동안 참 많이 외로웠다면서 그런 외로움이 있었기에 고독을 경험 했기에 타인과 진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외롭다고 해서 ‘관계’로 도피해선 안된다는 게 극한의 외로움을 겪어본 저자의 지론. 외로움에 익숙해져야 더는 외롭지 않게 된다는 외로움의 역설이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는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충분히 외로워하라’며 그 외로움을 감내할 때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된다고 메시지를 전한다. 

만약 사랑하던 이와 이별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면 조성일 작가의 ‘차라리, 우리 헤어질까’(조성일 | 팩토리나인)를 권한다. ‘차라리, 우리 헤어질까’는 저자가 이별 후 4년간 페이스북에 차곡차곡 쌓아올린 연애하는 남녀의 마음속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30만 독자들이 크게 호응했고 공감했던 이야기들은 독자의 마음을 대신 읽어주는 것 같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저자는 아프고 쓰라린 시간을 다만 혼자 견뎌야 하는 이들에게 빨리 털고 일어서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사랑받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사소한 오해가 생겨서,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데 존재하는 백만 가지 이유를, 후회를 담담히 풀어내 이별한 이들에겐 최적의 ‘바닥치기’인 동시에 ‘극복의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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