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내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다. 추석을 ‘한가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란 뜻이다. 혹은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을 뜻하기도 한다. 특히 음력 8월 15일인 추석에 뜨는 달은 가장 밝다 여겨지는데 이 사실에 우리 조상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며 여러 풍습들을 행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강강술래’이다.

‘강강술래’는 전라남도 해안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던 민속놀이로 우리 고유의 정서와 말과 리듬이 잘 담겨있는 무형 문화유산이다. 각 지역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어휘와 반복되는 후렴,리듬의 강약, 변화무쌍한 의성어와 몸동작으로 다양성을 보여 준다.

출처/위키미디어

강강술래는 주로 젊은 여성들이 참여했는데, 집 안에만 머물며 밖에 나가기 힘들었던 여인들이 자유롭게 사람들과 어울려 밤새도록 놀 수 있는 놀이가 바로 강강술래였다. 따라서 강강술래는 당시 여성들의 삶과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민속놀이이다.

앞서 잠시 언급했던 것처럼 강강술래는 흥겨운 리듬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도는 형태로 진행된다. 느리게 시작하여 차츰 빨라졌다가 차분하게 마무리되는 강강술래의 리듬은 어느 특정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우리 선조들의 삶 속에서 만들어졌다. 우리의 평범한 할머니와 어머니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고 다듬은 음악이자 춤인 것이다.

이런 강강술래는 기록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적군을 속이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은 어떻게 하면 왜군들에게 우리 병사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그 끝에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여인들에게 남자 옷을 입혀 옥매산(전라남도 해남군)을 돌게 하여, 병사가 많은 것처럼 보이게 했다. 여기에 젊은 여인부터 나이 많은 할머니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참가했다. 이렇게 이순신 장군에 의해 용병술로 활용된 강강술래는 결국 나라를 구하는 데 기여한다.

강강술래는 임진왜란이 끝난 후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었다. 특히 임진왜란 당시 적군을 격퇴했던 해남, 진도, 완도를 비롯하여 무안, 영광 등 전라도 서남 해안 지방에서 여성들의 놀이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임진왜란 이전까지만 해도 음력 8월 15일 추석날 밤에만 즐기던 강강술래가 2~3일씩 지속되기도 했다.

그리고 각 지역마다 단순히 돌기만 하는 강강술래에서 기와밟기, 꼬리따기, 남생이놀이, 덕석말이, 문지기놀이, 실바늘꿰기, 처고사리꺾기, 청어엮기 등의 놀이도 함께 했다.

강강술래는 지난 2009년 이런 역사성과 민족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언덕이나 들판 혹은 어촌이나 섬에서 풍작과 풍요를 기원하며 여인들이 함께 즐겼던 강강술래.환경에 따라 저마다 다른 소리와 리듬으로 우리네 여성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유산임을 기억하며, 추석을 맞아 이 의미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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