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이연선] 수년간 이어지는 장기불황이라는 경제 상황과는 무색하게 벤츠, bmw 등 수입차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명품을 선호하는 현상도 갈수록 커져 최근에는 명품을 단기간 렌트하는 사업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수입차, 명품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걸까. 그리고 과거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걸까. 그 원인으로 많은 전문가들의 입에서 백로효과, 속물효과가 거론되고 있다.

먼저 ‘백로효과’는 많은 까마귀 무리에서 단연 돋보이는 하얀 새 ‘백로’에서 착안해 만든 경제학용어로, 특정상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 희소성이 떨어져 차별화를 위해 다른 상품을 구매하려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사람이 많은 길거리를 걷다 나와 똑같은 티셔츠를 입은 사람을 마주 쳤다고 가정해보자. 바로 그때 입고 입던 옷을 벗어버리고 싶다거나, 그 사람과 다른 티셔츠를 구입하러가고 싶다면 그건 백로효과를 경험한 것이다. 이 같이 타인과 다르게 보이고 차별화되고 싶은 욕구, 그게 바로 백로효과다.

다음 속물효과는 백로효과에서 한 단계 변형된 것으로 기본적으로 백로효과의 뜻처럼 자신을 차별화하고 싶은 심리는 같지만, 차별화 문제를 넘어 남들보다 돋보이고 싶은 심리현상을 뜻한다. 국산 자동차보단 수입 자동차, 일반 제품보단 명품을 찾는 이유가 바로 이 속물효과다. 속물을 뜻하는 영어단어 ‘snob’을 사용해 스놉효과 (snob effect)라고도 부른다.

이처럼 백로효과와 속물효과(스놉효과)는 각각 차별화와 돋보이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백로효과가 인간의 본능에서 출발한다면, 속물효과는 이 본능이 부정적으로 변형된 형태라 할 수 있다. 특히 지나친 허영으로 인한 속물효과가 만연해지면 자칫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될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좋은 것을 누구나 소유하고 싶어 한다. 명품은 그 중 하나다. 하지만 문제는 명품을 구매할 만한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단지 돋보이고자 명품을 구매했을 때 속물효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러한 허영을 바탕으로 한 속물효과가 두각 되는 양상을 보여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고, 특히 백로효과를 넘어 속물효과를 교묘하게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도 많아 많은 소비자가 그 늪에 쉽게 빠지고 있다.  

실제 2010년 6.5%를 기록했던 한국의 성장률은 다음해부터 등락을 반복하며 2016년 작년 기준 2.7%까지 하락했다. 반면 소비가 위축될 것이 예상되었던 가운데 고가품으로 일컬어지는 명품브랜드는 오히려 호황이다. 위에 언급한 자동차분야부터 국내 화장품, 맥주, 의류분야에서 해외명품브랜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특히 해외 화장품과 의류 업계들은 심지어 “비싸야 잘 팔린다.”는 가격전략으로 국내 시장에 나서고 있다.

인간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욕구인 백로효과와 그것이 허영과 결합된 속물효과. “제품구매는 개인의 자유이며 책임”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과소비로 인한 신용불량자 수 증가, 과도한 대출 심리 등 이런 문제들로 인해 속물효과를 마냥 방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경제력에 맞지 않은 소비는 실제로 잘난 자신을 뽐내는 것이 아닌 그저 그냥 ‘잘난 척’은 아닌 것인지, 스스로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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