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수습기자 / 디자인 이정선]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교통사고인 ‘어린이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는 어린이는 매년 1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같은 기간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3936건으로, 이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 수는 모두 214명이다. 1년 평균 40여 명의 어린이가 길을 건너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것이다.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난 8월 21일을 시작으로 서울시에 있는 초등학교 근처 사거리 82곳의 신호 체계를 바꾼다고 밝혔다. 바로 ‘동시 보행 신호‘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동시 보행 신호‘란 교차로에 있는 모든 횡단보도에 녹색신호를 동시에 부여하여 모든 차량을 정지시키는 신호운영 방법이다. 교차로의 모든 횡단보도에 동시에 파란불(보행신호)을 주어 주변의 차량을 정지시킴으로서 어린이들이 더욱더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신호는 어린이들의 등교 시간인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운영되고 있다.

동시 보행 신호는 기존의 보행 신호와 차이가 있다. 기존 보행 신호에선 횡당보도 하나를 건너고, 다른 신호를 기다렸다가 다시 건너야 했다. 그러나 동시 보행 신호는 모든 신호가 동시에 바뀌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보도를 건널 수 있다. 때문에 동시 보행 신호는 신호가 2배 정도 더 길어서 보행자는 한 번에 건널목 2개를 건널 수가 있다.  

여기서 동시 보행 신호가 기존의 도로 정책과 다른 점은 예산확보의 어려움이나 교통 환경의 제약(보도의 크기, 걸림돌 등)이 없다는 것이다. 별도 시설물 설치, 변경 없이 신호현시(형(形)·색(色)·음(音) 등으로 차량에 대하여 운전할 때의 조건을 지시하는 것) 변경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이 시스템이 운영되어 교통사고 감소 효과가 큰 교차로가 생길 경우 24시간 종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어린이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는 중이다. 지난 9월 4일 청주흥덕경찰서는 청주지역 22개 교차로에 대해 동시 보행 신호를 도입했고, 초등학교 개학에 맞춰 동시 보행 신호를 시험 운영한 뒤 효과분석 과정을 거쳐 적용 대상지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동시 보행 신호 시범 운영지를 대상으로 적정성을 검토한 후, 청주시 관련 부서와 협의하여 대각선 횡단보도를 확대 설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한 도로를 위한 국가의 노력은 현재 진행 중이다. 그 노력의 산물인 ‘동시 보행 신호’가 어린이 교통사고를 감소시킬 비장의 무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아가 동시 보행 신호 시스템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노약자 및 일반인 교통사고도 예방하여 더욱더 안전한 도로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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