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별다른 직업이 없는 A(52)씨는 전북 남원의 한 식당에서 잔심부름 따위를 해 주며 살고 있었다. 식당 주인인 B(62, 여)씨는 그런 A씨에게 연민을 느껴 심부름을 도와주는 댓가로 식사를 대접해 주곤 했다. 

그러던 7월 13일 오후, 식당일로 바쁜 B씨는 A씨에게 카드를 주고 현금 130만원을 인출하는 것을 부탁했다. A씨는 이전에도 가끔 인출 심부름을 해줬기 때문에 B씨는 A씨를 믿고 카드를 건냈다. 

출처/픽사베이

그로부터 1시간 30여분 후, A씨는 B씨에게 “괴한에 납치돼 돈을 빼앗겼다, 장수계곡에 있으니 경찰에 신고해 달라”며 전화를 했다. 이에 놀란 B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납치됐다고 신고 된 A씨를 CCTV 등을 사용해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A씨의 말과는 다른 상황이 포착이 되었다. A씨의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장수군으로 끌려갔다던 A씨의 위치가 전남 순천으로 나타났고 CCTV를 확인한 결과 택시를 타고 남원 구례를 거쳐 여수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경찰은 이런 정황들을 면밀히 판단한 결과 A씨가 자작극을 펼친 것으로 결론을 내었다. 

A씨는 사건 당일 사라졌다가 이튿날 오전 6시쯤 스스로 경찰서에 모습을 나타냈다. A씨는 경찰서에 뛰어 들어오면서 “호텔에 감금돼 있다가 유리창을 깨고 탈출했다”며 자작극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하지만 이미 자작극임을 파악한 경찰은 A씨의 원대로 피해자로 조사하다 전날의 행적을 추궁하였는데 이에 A씨는 자신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에 펄쩍뛰며 항의했고 조사가 끝난 후에도 수차례 전화해 자신 말고 범인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경찰은 A씨가 자작극을 펼친 것이라는 증거를 확보하고 이번에는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한 후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절도와 횡령 등 19건의 전과가 있었으니, B씨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셈이 되었다.

B씨는 A씨를 딱하게 여겨 심부름을 시켜주고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이런 마음에 자신의 본성으로 대답해 주었다. 은혜를 갚기는커녕 B씨도, 경찰도 속이려는 어설픈 행위로 도움을 주려던 손길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130만원은 지금 당장 A씨에게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의 금액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금액이 자신에 대한 B씨의 신뢰와 그 동안의 호의를 넘어서는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가치를 끝내 못 알아본 A씨는 결국 자신의 꾀에 넘어가는 한심하고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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