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살충제 달걀, DDT닭 등 연달아 먹거리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간염소시지’로 또 다시 사람들이 먹거리 공포에 떨고 있다.

간염소시지 파문은 해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최근 영국보건부에서 E형 간염 환자 가운데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60명을 2014년부터 3년간 추적 조사했는데, 이들 모두 네덜란드와 독일 등에서 수입한 돼지고기로 만든 수제소시지와 햄을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출처/픽사베이

이를 두고 일부 유럽산 소시지를 먹으면 E형 간염을 일으킨다는 소식이 국내에까지 알려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이 소시지들이 ‘간염소시지’로 불리고 있다. 제대로 위생 처리가 안 된 돼지 피를 이용해 제품을 만든 것이 간염소시지가 탄생한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국내에서도 간염소시지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유통·식품업체 등 관련업계에서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유럽산 돼지고기를 원료로 한 햄·베이컨 등 가공육의 판매와 생산을 일제히 중단하고 나섰다. 또한 대형마트 3사는 유럽에서 E형간염 소시지 논란을 빚고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산 원료로 만든 가공육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고급 가공육 제품을 취급하는 백화점도 유럽산 제품의 소시지를 모두 식품매장에서 뺐다. 또한 유럽산은 아니지만 스페인산 하몽과 살라미, 베이컨 등의 판매도 전격 중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유럽에서 수입된 돼지고기가 포함된 모든 비가열 식육 가공품과 유럽산 비가열 햄·소시지 제품을 수거해 검사에 나섰다. 그리고 수거 제품은 유통·판매를 잠정 중단시킬 방침이다.

또 다른 관계당국인 질병관리본부에서는 E형간염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국내 E형간염 현황과 감염경로, 위험도 평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서 간염소시지를 먹으면 걸린다는 E형간염에 대해 알고 갈 필요가 있다. E형간염은 E형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돼 생기는 급성간염이다.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먹어 걸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100여명이 E형간염 환자로 진단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A·B·C형 간염과 달리 E형간염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다. E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치명률이 높은 감염병은 아니지만, 임산부, 간질환자,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 등의 고위험군은 주의가 당부된다.

이를 예방하려면 E형 바이러스는 섭씨 70도 이상에서 2분만 가열해도 죽기 때문에 육류를 충분히 익혀 먹고, 30초 이상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또한 유행지역 해외여행시 안전한 식수와 충분히 익힌 음식을 먹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 이 때문에 음식 공포증이 사람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과도한 ‘공포’는 지양되어야 하지만 그래도 음식은 건강과 관련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 이와 관련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과 대응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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