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지난 시간 김태오 사진작가의 사진작가가 되기까지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우연한 계기로 시작해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을 지나 지금은 많은 셀럽의 사진을 찍으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태오. 2부에서는 그가 사진을 찍을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등 그가 지금껏 해왔던 사진작업의 이야기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자.  

PART2. 사진과 함께한 시간들

- 그럼 이제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볼게요. 주로 촬영하고 있는 분야가 인물과 뷰티 쪽이라고요?

네. 인물 사진을 주로 촬영하고 있습니다. 카탈로그, 룩북, 지면 광고 등의 촬영이 주로 제가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패션이나 뷰티 분야로 천천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입니다. 뷰티 분야 중에서는 특히 렌즈 촬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렌즈 촬영이요? 이것은 무슨 촬영을 뜻하는 건가요?

안경이나 카메라 렌즈는 아니고요, 눈에 직접 착용하는 콘택트렌즈예요. 콘택트렌즈를 모델이 착용한 모습을 촬영하는 거예요. 얼굴 위주로 촬영하다보니 사실상 뷰티 촬영에 해당되죠.

-아 독특하네요. 그럼 작가님만의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나요?

네 저는 접점을 중요하게 여겨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것과 제가 표현하고 싶은 부분에서 무리 없이 서로가 닿는 지점이요. 사전 미팅, 사진 촬영, 현장 조율, 그리고 후반 작업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거든요. 소통의 길만 열어놨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거의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비주얼 쪽으로는 사실상 문외한이라고 보면 돼요. 원하는 부분들이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경우가 많아요. 설령 요구 사항이 구체적이어도 가장 중요한 현장감이 없지요. 결국 결과물은 포토그래퍼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촬영자가 리드하고 가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접점에 대한 감각을 기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거 같아요. "내가 찍으니까 내 스타일 대로 표현할 거야!" 하는 성향이 너무 강해도 안 되고요, 너무 상대방에 맞춰서도 당연히 안 되겠지요. 접점에서 버릴 건 빨리 버려야 해요. 상대방을 포기시키든지 내가 포기하든지간에 말이죠. 참 말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라 잘 설명이 됐는지 모르겠네요. ^^

-다양한 모델, 셀럽들과 작업을 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클라라예요. 기억에 남는 모델이라기보다는 하도 많이 촬영해서 친한 친구 같은 사이예요. 2014년에 제가 회사 생활을 접고, 친한 형이랑 같이 스튜디오 오픈했을 때, 우연히 SNS로 연락이 와서 사진 작업을 하게 됐어요. 사진 촬영한 지 8년 만에 연예인을 처음 촬영하게 된 계기였어요. 오픈 때에 맞춰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연예인한테 연락이 오니 참 신기하더라고요. 그리고 그녀와 첫 번째로 했던 사진 작업이 당시에 많이 알려져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지금의 작가님을 있게 한 것 같아요. 가장 애착이 가는 사진작품도 있나요?

가장 애착이 가는 사진도 클라라와 처음 촬영했던 사진이에요. 필리핀 세부 해변가에서 새벽에 촬영한 건데요. 사진 자체도 잘 나왔을 뿐더러 저한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진이라서요. 아마 그 시간을 평생 마음에 간직하고 살 거 같아요.

-사진 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주로 무엇을 하시나요?(취미나 요즘 관심 갖고 있는 것 등)

역학(易學)에 관심이 많아서 항상 시간 내서 공부하는 중이에요. 흔히 주변에서 '사주팔자' 라고 많이들 얘기하시는 건데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렇지 짧은 인터뷰에 간략하게도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심오한 학문이랍니다. 사진작업 틈틈이 이와 관련된 공부도 하려다 보니 바쁘지만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

-이제 막 이 분야의 사진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즐기면서 하세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차피 많이 힘들 거예요. 그리고 힘든 게 당연한 거고요. 힘든 길에 발 들여놓고, 그 당연함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더 힘들 거예요. 저는 그냥 딱 두 가지라고 생각해요. 빨리 포기하든가 아니면 절대 포기하지 않든가.

-마지막으로 구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

딱딱한 인터뷰 내용 끝까지 읽어주신 시선뉴스 구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남은 올해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셔서 잘 마무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 김태오 사진작가의 사진작업. 때로는 자신이 처음 이상적으로 생각하며 꿈꿔왔던 일과 멀어져 단순한 밥벌이 수단으로 도태되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순간순간 그런 자신을 다잡고 처음 하고자 했던 사진작업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원하는 사진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소통과 함께 접점을 중요하게 여기며 촬영장을 리드하는 사진작가로서의 모습도 엿 볼 수 있다. 앞으로 그만의 강단을 가지고 이 분야에서 계속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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