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김민서] 지난 5일 MSNBC 인터뷰에 출연한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예방전쟁(preventive war)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 이야기했다.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미국이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이날 인터뷰에서 맥매스터가 말한 ‘예방 전쟁’은 과연 무엇일까?

예방 전쟁이란, 침략 가능성이 있는 인접 국가에 비해서 자국의 군사력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될 때, 선제공격을 해 침략을 방지하는 전쟁을 말한다. 즉, 양국의 군사력 균형이 깨졌을 때 어느 한 곳이 선공을 통해 침략을 막는 전쟁을 의미한다. 

먼저 공격한다는 점에서 선제타격과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과 예방전쟁(preventive war)은 명백히 다른 개념이다. 선제 타격은 침략 가능성이 있는 인접 국가에서 공격의 징후가 명백하게 드러났을 때 군사 시설을 먼저 타격하는 개념이다. 예방전쟁(preventive war)은 적의 공격 징후가 나타나기 이전에 적을 미리 타격해 위협요인을 제거하는 개념이다. 즉 선제타격과 예방전쟁은 ‘적의 공격 징후가 드러났는가, 아닌가.’로 구분할 수 있다.

‘바빌론 작전’은 에방 전쟁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이라크는 1970년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원전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때 이스라엘은 이라크의 원전 건설이 핵 무긱 개발로 이어지고, 자국에 대한 핵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1981년 6월 7일 오후 3시, F-16 전투기 8대를 이용해 16발의 미사일을 이라크의 원전에 투하했고, 이중 14발이 원전을 타격했다. 이에 이라크 최초의 원전 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

또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예방 전쟁의 성격을 띤다. 미국은 이라크가 테러리스트인 사담 후세인을 숨기고,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한다고 추정하고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이라크에서는 어떠한 대량 살상 무기가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은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공격 징후가 드러날 때 공격하는 선제 타격과 달리, 예방 전쟁은 추측에 따른 판단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오판의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군사력의 경우 한 나라의 기밀 사항으로 정보 수집 능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정확하게 그 능력과 수치를 판단하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은 미국의 예방전쟁 언급에 ‘전면전’, ‘괌 포위 사격’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 사이에 전쟁이 발발했을 때 발생하는 사상자만 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꼭 ‘전쟁’뿐인지 심각히 고려해봐야 한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미-북 갈등. 이것을 중재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엄청난 희생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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