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 디자인 이정선] ‘우리 집에 낯선 사람이 숨어 살고 있다’는 도시괴담을 소재로 만든 영화 ‘숨바꼭질’. 이 영화로 한국형 공포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허정 감독이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소재로 새로운 한국형 공포영화를 선보인다.
 
배우 염정아, 박혁권, 신린아 등이 출연하며 주연배우인 염정아는 영화 장화홍련 이후 14년 만에 스릴러로 돌아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에서는 최초로 다뤄지는 ‘장산범’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괴담형태로 떠돌던 이야기가 2013년 웹툰 소재로 활용되면서 유명해졌다. 장산범이란 부산 해운대구에 위한 장산과 호랑이를 뜻하는 범이 합쳐진 합성어로 ‘장산에 사는 호랑이’를 뜻한다.
 
이는 민속괴담에서 유래 됐는데 이상한 소리로 사람을 현혹한다는 설과 소중한 사람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어 사람을 꾄다는 설 등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웹툰에서는 소중한 사람인 할머니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서 주인공을 꾀어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로 다뤄졌으며 영화 또한 가족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 내는 존재가 등장한다.
 
우리나라 설화에는 장산범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하얀털로 덮여 있으며, 뒷다리가 길고 앞다리는 짧아 엎드린 자세로 매우 빠르게 이동하는 동물로 묘사하고 있다. 또 누워있는 호랑이라는 뜻의 와호(臥虎)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아름다운 털로 사람을 홀리는 재주를 지녔으며 이에 홀린 사람은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설화 속 상상의 동물로만 알려져 있을 거라 생각했던 장산범이 일부 사람들의 의해 목격했다는 ‘목격담’이 퍼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1992년에는 동아일보에 군 급식업자 4명이 부산 해운대구 장산 부근을 지나다 호랑이를 목격했다는 기사가 실리기도 했는데 당시 일부 사람들은 그들이 ‘장산범’을 목격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것은 없어 여전히 ‘설’로만 남아 있다.
 
영화 장산범은 이러한 상상 속 동물이자 현실 세계에서도 미스테리한 생명체 ‘장산범’을 소재로 한국형 공포영화로 탄생했다. 허정 감독은 “영화 장산범은 소리로 나타난 존재가 구성원들의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때문에 시각적인 효과보다 청각적인 효과에 중점을 둔 영화 장산범은 소리를 통해 사람의 기억과 마음을 건드린다. 영화 속 ‘장산범’은 어떤 이들에게는 가장 익숙한 소리로, 어떤 이들에게는 두려운 소리로 때론 그리운 소리로 그리고 사람들에게 가장 약한 감정을 건드리며 그 존재를 드러낸다.
 
오는 8월 17일 개봉을 앞둔 영화 장산범. 설화의 주제였던 장산범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표현될지, 그리고 ‘소리’가 주는 공포감이 얼마나 극대화 될지가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동안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한국 공포영화가 장산범을 통해 부흥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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