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정선 pro] ‘무엇을 먹을까’라는 고민은 인류가 안고 있는 영원한 과제 중 하나이다. 그래서일까 미식가들은 맛의 새로움에 도전하고자 이색, 자투리 부위의 식재료에 도전하기도 하는데 그 중 일부는 그 맛이 좋아 널리 퍼져나가기도 한다. 특히 경기 불황과 맞물리면서 대중적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도 한 이색부위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는 이색 부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연어 머리 
- 외식 산업에서 연어는 비교적 높은 금액의 식재료 중 하나이다. 회, 훈제, 스테이크 등 정말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연어는 특유의 풍미와 높은 영양성분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연어의 머리가 식자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9일 A 온라인쇼핑사이트에 따르면 이달 1∼17일 연어 머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배(1,010%) 이상 급증했다. 연어머리의 인기 요인은 상대적으로 연어 살코기에 비해 저렴한데 반해 스테이크나 조림, 탕 등 다용도로 활용되어 연어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 입 
- 영화를 볼 때, 술안주 등 우리의 오랜 간식거리 마른 오징어. 오징어는 취향에 따라 몸통과 다리부위가 건조/반건조/버터구이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사랑받아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또 하나의 부위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바로 그동안 몸통과 다리의 인기에 밀려 있던 오징어의 입이다. 얼마 전 한 방송에서 가수 룰라 출신 방송인 이상민씨가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되며 판매량이 오르고 있는 오징어 입은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6배 이상 늘었다. 특유의 쫀득쫀득한 식감과 감칠맛이 알려지며 간식에서 밑반찬으로까지 이용되는 오징어 입. 이제는 오징어의 자투리 부위가 아닌 이색 부위로 당당히 그 위상을 떨치고 있다. 

황태껍질
- 조리법에 따라 정말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황태. 이러한 황태는 조리법도 다양하지만 버릴 것 없는 생선으로도 유명하다. 그러한 황태가 이제는 껍질까지도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유의 풍미와 쫄깃한 식감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인데, 먹는 방법도 볶음이나 튀각, 쌈 등 정말 다양해 인기 만점이다. 이처럼 이색 식재료로 각광받는 황태 껍질 역시 지난해 대비 매출도 10배가량 증가한 상태이다.

보섭살(한우 뒷다리 위쪽 부위) 등 
- 외식/회식 메뉴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쇠고기. 쇠고기는 특히 안심과 등심을 재료로 한 스테이크 등 구이 메뉴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둘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구이용 부위가 있다. 바로 보섭살이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 부위는 소의 뒷다리 위쪽 부위로 한우 농가의 전략 속에 요즘 각광 받는 식재료가 되었다. 한우 판매가 감소하자 잘 알려지지 않지만 식감과 맛이 좋았던 부위를 농가에서 스테이크용으로 개발해 선보이고 있는 것. 가격이 등심의 60% 수준이지만 맛은 뒤처지지 않아 흔히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에 각광받고 있다.   

장어 자투리 살/ 뼈
- 대표적 보양음식 장어. 장어는 맛과 영양이 뛰어난 식자재 이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으니 비싼 가격 때문에 자주 먹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런 장어에 최근 대중화 바람이 불고 있다. 여름 보양 철을 맞아 장어의 인기와 함께 자투리 부위에 대한 판매도 급증하고 있는 것. 특히 장어의 몸통과 꼬리 등 인기 부위 이외의 자투리 살과 뼈의 판매가 늘고 있는데, 장어 자투리 살은 덮밥에 그리고 뼈의 경우는 국물과 튀김 용도로 사용되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상태이다. 

뒷고기/자투리 고기
- 삼겹살의 오랜 독주 속에 최근 많은 홍보에 돼지의 여러 부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 중 이른바 뒷고기로 알려진 돼지의 자투리 고기가 조용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실은 이 뒷고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축산업자들을 시작으로 알려진 부위이다. ‘너무 맛있어서 고기를 다루는 종사자들이 뒤에 감춰 뒀다가 몰래 먹었다’라는 설에서 유래한 이름 ‘뒷고기’. 이런 위상에 맞게 뒷고기는 여러 부위의 맛이 제각각의 식감과 육즙을 자랑한다. 이러한 뒷고기는 부속고기/주먹고기/자투리고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식자재를 넘어 요식업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닭물렁뼈
- 주로 일식 식당에서 난코츠라는 이름으로 볼 수 있는 닭의 물렁뼈는 가슴살 부위에 있는 연한 뼈다. 통닭을 먹을 때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닭의 물렁뼈를 씹어 먹기도 버리기도 하는데, 이를 이용한 별도의 요리를 즐기는 사람도 많다. 이 부위의 이색적인 요소는 바로 식감이다. 주로 튀김이나 꼬치로 이용되는 닭의 물렁뼈는 특유의 오독오독한 식감이 익숙함 이면에 새로운 맛을 선사 한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살짝 붙어있는 가슴살은 감칠맛을 더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잘 알려진 부위 이외 이색적인 식감과 맛 그리고 그만의 사연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색/자투리 부위들. 특히 최근에는 TV프로그램에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이색 메뉴로 소개된 후 SNS 등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이색/자투리 부위의 인기가 요식 산업, 축산 농가 등에 활력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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