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pro] 인류의 탄생과 함께 악습으로 뿌리 내려온 다양한 차별. 과거에 당연시 되어오던 차별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없애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에 각각 차별을 철폐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고, 만약 차별적 의식을 지닌 개인이나 단체, 국가는 비난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오랜 시간 뿌리박혀 온 탓일까. 차별의 잔재로 인한 잡음은 전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들리고 있어 말끔히 해소되기에는 아직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성별차별과 인종차별이다.

지난 3월 유엔의 한 사무차관은 인종차별을 의미하는 한 마디의 발언으로 사퇴를 해야 했다. 바로 이스라엘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이라 비유하면서 이스라엘의 강도 높은 항의와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아파르트헤이트가 어떤 차별을 지칭하는 단어기에 이스라엘의 심기를 건드린 것일까.

아파르트헤이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과 제도로, 분리/격리를 뜻하는 아프리칸스어(語)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과거 백인우월주의 아래 이주민인 소수의 백인이 토착민인 다수의 비백인을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차별해왔다. 이것이 1948년 국민당 단독 정부 수립 이후 점차 강화되어 국민을 백인과 반투(순수한 아프리카 흑인), 유색인(혼혈 인종)으로 구분하는 주민등록법을 시행하는 등 점차 정책과 제도로까지 시행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와 정책들을 일컬어 아파르트헤이트라 불렀다.  

이처럼 법과 제도로까지 규정된 아파르트헤이트 아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다양한 인종차별이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예로 흑인 등 유색인에 대한 직업 제한, 노동조합 결성 금지, 토지 소유 금지, 백인과의 혼인 금지, 대중교통 분리 승차, 공공시설 사용제한,선거 차별 등을 실시하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제도들 아래 불과 국민의 16%인 백인의 특권을 보장하고 토착민인 유색인종에 대한 강도 높은 차별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점차 평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는 국제적인 비난을 받기 시작했고 UN의 철폐 압력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또한 자국 내에서도 강한 저항이 일기 시작해 1976년 6월 소웨토(흑인집단거주지역) 폭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변하기 시작해 1990~1991년 클레르크 대통령이 아파르트헤이트 법률들을 대부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의장이었던 넬슨 만델라가 1994년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아파르트헤이트는 철폐되었다.

이처럼 지독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 많은 노력 끝에 결국 사라진 아파르트헤이트는 그 자체로는 차별적 제도를 지칭하지만 어떤 차별이고 그릇된 것이며 결국 사라진다는 교훈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현재 지구촌에는 다양한 방식의 아파르트헤이트가 잔재해 있고 그 아래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이 지독한 차별법이 물러갔듯 지구상에도 잔존해 있는 다양한 방식의 차별이 전 인류의 지속적인 관심아래 종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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