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디자인 이정선 pro] 지난 2016년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모바일 웹과 앱의 이용패턴 비교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의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한 달 평균 120.9시간이며 이 중 데이터 소비가 필요한 모바일 앱 및 모바일 웹 사용 시간은 66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이에 정부는 통신비도 복지에 해당된다며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고, 이에 이동통신업계과 미래창조과학부 간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그런 가운데 통신비 인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이 '제로 레이팅(Zero Rating)'이다.

제로 레이팅이란 인터넷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의 통신량(트래픽) 요금을 무료로 하거나 저렴하게 깎아주는 것으로 데이터 비용은 인터넷 사업자와 서비스 제공업체가 분담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로 SK텔레콤은 자사 자회사인 인터넷 쇼핑몰 11번가와 T맵의 데이터 이용료를 면제하고 있으며 KT도 지난 3월부터 자사 고객에게 모바일 내비게이션 'KT 내비'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 중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망 사업자의 자사콘텐츠가 아닌 콘텐츠 사업자와 결합하여 제로레이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부터 '포켓몬고' 개발사 나이앤틱과 제휴를 맺고 포켓몬고 데이터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 비용을 확연하게 줄여줄 것처럼 보이는 제로 레이팅. 문제는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의 위배라는 점이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돈을 더 지불한다고 하여 특정 영상이나 서비스에 우선 접속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특정 사업자가 돈을 받고 제로레이팅 협약을 해주면 거대 콘텐츠 제공업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비용 분담이 어려운 중소 콘텐츠 업체에는 시장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망 사업자가 자사 콘텐츠 계열사를 갖고 있을 경우 제로레이팅 우선권을 주면 이동통신사 독과점 체계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전문가들은 제로레이팅을 단순히 통신비 인하 관점에서만 생각하기엔 복잡한 문제라고 전하며 제로레이팅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국가마다 시장 경쟁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기업의 고객 확대 차원에서 시작된 제로레이팅. 그러나 망 중립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는 또 다른 역차별이 될 수 있는 만큼 사회적인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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