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 ‘전속고발권’ 폐지 [지식용어]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 ‘전속고발권’ 폐지 [지식용어]
  • 보도본부 | 이승재 기자
  • 승인 2017.07.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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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승재] 자유 시장 경제 체제는 각 경제 주체 간의 자유로운 거래를 추구하지만, 그 거래는 공정함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재화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 그것이 이 사회의 공정 거래의 기본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이기심으로 인해 이러한 공정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우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두어 이를 감시한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에게 불공정거래에 대한 고발을 할 수 있는 독점적인 권한을 주기도 했다. 

그 권한을 ‘전속고발권’이라 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담합이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만 고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는 1980년 공정거래법이 처음 제정될 때부터 존재해왔다. 사법기관이 고발권을 남용해 기업의 경제활동을 어렵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이 제도의 목적이다. 검찰이 불공정 거래 사건을 인지한 뒤에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는 고발 요청권 제도는 1996년 도입됐다. 

출처 / 위키미디어

그런데 최근 공정위의 ‘전속 고발권’ 폐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 전속고발권 논란은 지난 대선부터도 존재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해 불공정 거래를 제재하고 재벌 개혁을 이뤄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얼마 전 검찰은 정부가 이러한 공약을 현실화하기 전에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며 대기업 불공정거래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지난 2015년 서울중앙지검에 공정거래조세조사부가 생긴 이후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 요청 없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이처럼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곧장 수사에 들어간 것은 그동안 공정위가 불공정 거래 사건을 실제로 검찰에 고발한 경우가 많이 않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가 처음 세워진 1981년부터 지금까지 공정위가 처리한 사건 8만 5백여 건 중 고발로 이뤄진 사건은 814건으로 약 1%에 불과했다. 검찰 등 다른 기관의 고발 요청에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응하도록 한 2013년 이후에도 실제 고발로 이어진 사건은 많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공정위는 그동안 불공정 거래 고발권 행사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제기되고 있는 전속고발권 폐지 및 무력화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정거래법에 의거해 위법으로 규정되는 행위는 약 30여 가지에 달하고, 공정위가 관할하는 10여 개법이 규정하는 위법행위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이런 상황에서 고발을 행사할 수 있는 주체를 늘리게 된다면 기업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기 전에 형사 처벌 조항을 개정이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전속고발권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발생하자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전속고발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과 우려가 계속해서 지적되는 만큼 공정위 내 태스크포스를 두고 단계적으로 폐지를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 사안을 둘러싸고 재계와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합의점을 도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대충 얼버무리는 거나 회피하는 것은 더욱더 옳지 못하다. 비록 이번 논의가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사회에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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