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검찰총장 후보자로 내정된 문무일 부산고검장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가 11일 국회에 접수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사유서에서 "후보자는 업무에 있어 늘 소신있고 강단있는 검사의 자세를 몸소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검찰제도 개선 등 주요 논의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개진해 열린 조직문화를 지향했다"며 "소탈하고 진솔한 자세와 치밀하면서도 온화한 성품으로 구성원들을 이끌어와 검찰 내 신망이 높다"고 밝혔는데요.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검찰총장 후보가 되면서 검찰과 경찰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20년 전 일어났던 ‘지존파 사건’ 때문입니다. 

1994년 추석,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사상초유의 지존파 연쇄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포스터

대검찰청은 문 후보자 이력에 "지존파 사건을 파헤쳐 전모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는데요. 살해된 시민 중 한 명이 교통사고 피해자로 위장돼 발견됐는데 당시 남원지청 평검사였던 문 후보자가 수상히 여겨 재수사를 지시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경찰의 말은 다릅니다. 지존파 수사가 본격화 된 건 일당에게 살해될 뻔 하다 탈출한 여성이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부터였다는 겁니다. 즉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고, 논란이 되었던 지존파 사건의 ‘공‘이 누구에게 있느냐로 인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당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지존파 사건은 어떤 일일까요? 지존파는 1994년 4월부터 9월까지 범죄 집단 지존파가 저지른 엽기적인 연쇄 살인사건입니다. 

빈부격차에 대한 사회현실에 불만을 품은 김기환·강동은·문상록 등 6명이 부유층에 대한 증오를 행동으로 나타내자는 데 뜻을 같이하고 지존파라는 범죄단체를 조직했습니다. 그런 뒤 전남 영광군 불갑면 금계리의 지하실 아지트에 창살감옥과 시체소각 시설을 갖춘 고 1993년 7월 충남 논산에서 최미자를 성폭행한 후 살해한 것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9월 15일까지 4차례에 걸쳐 사람을 납치, 살해, 토막내어 살해하는 등 엽기적인 연쇄살인 행각을 벌였습니다. 9월 16일 범인들이 모두 체포됨으로써 일단락되었고, 두목 김기환을 비롯한 일당 6명 전원이 대법원 최종판결에서 사형이 확정되어 11월 2일 교수형을 받았습니다. 당시 지존파 사건은 그 수법이 잔인할 뿐 아니라, 후회나 미안한 감정 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발언과 행동등이 그대로 미디어를 통해지면서 말 그대로 ‘충격’을 준 사건이었는데요. 따라서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두운 기록으로 남아있게 된 겁니다. 

한편 문무일(56·사법연수원 18기) 부산고검장이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가운데 청와대가 이르면 이달 내 고검·검사장급 검찰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인사인데다 검찰개혁까지 맞물린 상황이라 ‘역대급 인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아무쪼록 새로운 검찰총장이 임명되고 난 뒤 이루어질 검찰 개혁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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