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빈센트 반고흐와 우리나라 박수근 화백의 롤 모델이 된 화가 밀레. 밀레는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많이 담아 ‘농부의 화가’로 불립니다. 그가 농촌 출신이고 농부의 아들이었기 때문일까요? 그의 그림을 보면 농부들의 세심한 생활상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경건함이 느껴지는 밀레의 농부들

밀레의 대표적인 그림 <씨 뿌리는 사람> <만종> <이삭줍는 여인들> 등을 보면 인물들이 얼굴이 세세하게 표현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가 그리고자 한 것은 특정 농부가 아닌 일하는 농부, 농부의 일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했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이 주제인데 그의 그림을 보면 엄숙함 때론 거룩함마져 느껴집니다.

(출처/위키미디아)

전통적인 회화 주제 분류상으로 밀레의 농부 그림은 장르화이며 풍속화입니다. 장르화는 역사화나 초상화에 비해 그 격이 낮은 것으로 여겨졌지만 농부들의 성스러운 노동으로 표현된 밀레의 그림은 종교나 영웅 주제의 회화를 연상시키는 경건함이 느껴집니다.

만종(The Angelus, 1857~1859년)

다빈치의 <모나리자> 만큼이나 복제품이 많은, 밀레의 대표작품 중 하나인 만종. 만종은 황혼녁에 한 남자와 여자가 삼종기도를 올리는 장면을 그린 그림입니다. 밀레는 작품에 대해 “옛날에 할머니가 들에서 일하다가도 종이 울리면 일을 멈추고, 죽은 가엾은 이들을 위해 삼종기도 드리는 것을 잊지 않았음을 생각하면서 그린 그림이다.”라고 밝히며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기 시킨 작품이라 전했죠.

(출처/위키미디아)

작품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널따란 대지 위에 두 명의 사람.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지는 안정적인 구도를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사람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농부의 밀착된 관계를 보여주죠. 이들의 얼굴은 어두워서 자세하게 볼 순 없지만 화면의 빛은 이들의 제스처와 태도를 집중하면서 경건한 분위기를 더욱 자아내죠.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도시와 대비되는 농촌의 모습과 농부들의 순수함을 더욱 강조합니다. 

만종의 숨겨진 비밀?

작품 만종 속 기도하는 농부 부부 발치에 놓인 바구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수확한 작물이 들어있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죠. 그런데 이 바구니가 원래는 죽은 아이의 관이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에 의해 제기된 주장인데요. 실제로 루브르 미술관에서 X선 검사를 통해 바구니가 초벌 그림에서는 어린아이의 관 모양이었음을 입증해 더욱 논란이 되었죠.

(출처/위키미디아)

그러나 밀레 연구자들은 이를 반박합니다. 일찍 세상을 떠난 형과 그로 인한 정신적 충격,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형의 존재를 대신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밀레의 작품을 죽음의 이미지와 연결시켜 해석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림에서 아이의 관과 비슷한 상자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것이 관으로 그렸을지 그림을 그릴 때 구도를 잡기 위한 밑그림인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노동의 신성함을 농부를 통해 표현한 밀레. 그의 그림이 이토록 사랑 받는 것은 가장 낮은 사람들의 모습을 이렇게 경건하고 성스럽게 표현했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요? 특히 우리나라처럼 직업의 귀천의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밀레의 그림은 새로운 생각의 전환이 되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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