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IPTV를 이용하거나, 모바일을 통해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저도 그런 사용자 중 한명입니다. 정상 편성 시간에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쉽지 않은 저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보다는 영화를 즐겨보는데요. 그 중 유독 관심을 끌었던 섹션이 있었습니다. 

BBC가 추천한 영화였죠.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로도 꼽히고, 각종 아카데미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은 영화,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오늘은 가슴 깊이 슬픔과 아픔 그리고 애잔함이 느껴지는 영화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전쟁으로 모든것이 사라진 모습

<영화정보>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드라마, 전쟁 // 2015.06.18 // 148분 // 프랑스, 독일, 폴란드, 영국, 네덜란드 // 12세 관람가
감독 - 로만 폴란스키
배우 - 애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취만, 프랭크 핀레이, 모린 립먼, 에밀리아 폭스, 에드 스톱파드

<영혼을 움직이는 선율, 전 세계를 울린 감동 실화극>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명한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한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다 폭격을 당합니다. 이후 유대인을 끊임없이 몰아내기 시작하는 독일군들. 유대인이라면 표시를 하고 다니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재산을 많이 소유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했으며, 유대인들이 살아야 하는 거주지를 강제로 옮기는 것을 넘어 강제 노동을 시키기에 이릅니다. 

명령에 의해 게토로 이동하는 유대인들의 모습

시간이 갈수록 지옥의 생활을 하게 되는 유대인들. 스필만과 가족들은 결국 게토에서 생활하지만, 결국 수용소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게 됩니다. 

가족들을 죽음으로 내보내고 간신히 목숨을 구한 스필만. 그동안 가족들과 헤어질 뻔 한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위기를 넘겼던 스필만... 그러나 결국 헤어지게 됐고, 스필만은 고독과 공포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나가게 됩니다. 나치의 세력이 확장 될수록 자신을 도와주던 몇몇의 사람마저 떠나자 완전히 혼자가 되었지만, 자신만의 은신처에서 끈질기게 생존을 유지하는 스필만. 

처참하게 사람을 죽이는 독일군의 행동

또 쫓기고 쫓겨 어둠과 추위로 가득한 폐건물 속에서 은신생활 중 스필만은 우연치 않게 순찰을 돌던 독일 장교에게 발각되고 지상에서의 마지막 연주가 될 지도 모르는 순간, 온 영혼을 손끝에 실어 연주를 시작합니다. 그는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스필만의 연주를 바라보는 독일 장교

<하고 싶은 이야기>
- 피아노의 선율, 마음을 울리다. 

148분이라는 러닝타임. 영화는 다소 긴 편에 속합니다. 2시간도 채 안 되는 영화들이 많으니, 길다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이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는 장면은 스필만과 독일장교 호젠펠트가 만나는 순간입니다. 호젠펠트 장교는 스필만에게 직업을 묻고, 스필만은 “피아니스트 입니다”라고 답을 하죠. 그리고 장교는 앞에 있던 피아노를 가르키며 직접 쳐볼 것을 권합니다. 

독일장교 앞에서 연주를 하는 스필만

실제 스필만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피아노를 치기위해 혼 힘을 손가락에 향했다고 합니다. 긴 전쟁으로 피아노를 친지도 너무 오래됐고, 너무 길어버린 손톱과 몸상태로 인해 건반을 하나하나 움직이는 것이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들어기 때문이라도 합니다. (영화와 실제가 다른 점도 있는데, 당시 쳤던 곡 입니다. 영화속에서 친 곡은 실제로 스필만이 장교 앞에서 쳤던 곡은 아니라고 합니다)결국 스필만은 그 연주로 살아나게 되고, 호젠펠트는 알 수 없는 호의를 베풉니다. 가장 처절하고 가장 외로운 순간의 피아노 선율. 피아노의 선율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 실화라 더 애잔하다. 
영화 [피아니스트]는 실제 존재했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회고록에 기초를 해서 제작된 영화입니다. 90년대 이후 2차 세계 대전과 유대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유대인의 입장에서 보다 사실적으로 그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남는 아픔이 상당합니다. 죽을 고비를 어떻게 처절하게 견뎌 왔는지, 역사가 나치의 행동을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 등이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표현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끈질기게 살아남지만, 그 자체가 고통스러운 스필만

유대인들이 독일군에게 쫓기며 게토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일제치하 당시 우리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얼마나 잔인하고, 얼마나 잔혹했는지 조금이라도 우리 조상들의 생활을 가늠해 볼 수 있죠. 

일제치하 당시 경험한, 우리 곁에 남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수는 점점 줄어가고 있습니다. 과거의 일에 연연하면 안 된다며 여러 정치적, 경제적인 이유로 우리의 당시 치욕을 덮으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다면 왜 역사를 잊으면 안 되는 것인지, 왜 일본의 행동을 비난해야 하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6월 호국 보훈의 달, 전쟁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공유하고 싶은 오늘 <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는 어떤가요?

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