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최지민pro] 대한민국 거리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중애 하나가 바로 ‘카페’다. 한국기업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커피 전문점 매장은 4만 9천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우리가 쉽고 편하게 갈 수 있는 카페, 그곳에서는 우리에게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주기 위해 고생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있다. 하지만 카페에 있다 보면 아르바이트생들을 힘들게 하는 진상 손님들이 있다. 기자가 목격하고,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직접 겪은 진상 고객들을 공간별로 정리해봤다.

# 공간1. 카운터 및 주문대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처음 아르바이트생과 손님이 처음 만나는 공간인 주문대부터 아르바이트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진상 고객들이 있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존댓말을 쓰지만 마치 자신의 아랫사람 부리듯 반말을 서슴없이 하는 고객들이 있다, ‘야’, ‘너’는 물론 ‘커피 하나 줘봐’ 등 명령조로 주문을 하는 이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의 미소를 앗아간다. 

주문할 때 아르바이트생을 당황시키는 진상 손님 중 하나는 ‘아무거나 주세요.’를 외치는 고객이다. 카페 브랜드 마다 다르겠지만 커피의 종류는 적게는 십여 개, 많게는 수십여 개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아무거나 주세요라고 외치는 고객들은 아르바이트생을 흔히 ‘멘붕’에 빠지게 한다. S커피 전문점에서 일한 김 모 양(25)은 아무거나를 외친 고객에게 음료를 추천해줬지만, 맛이 없다며 컴플레인(불평)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 인당 1메뉴의 카페 규정을 지키지 않는 진상 고객들도 있다. 8명이 카페에 와서 아메리카노를 1잔 시키고, 컵을 7개 쓰는 고객들이 대표적인 예다. 커피를 한 잔만 만들면 아르바이트생은 편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들이 쓴 컵 7잔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직접 설거지를 해야 한다. 카페 규정을 지키지 않아서 진상이기도 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더 많은 일을 주는 진상 고객 유형이다. 

힘겹게 주문을 마치고 나서도 진상을 부리는 고객들이 있다. 결제를 하기 위해 카드나 돈을 건낼 때, 아르바이트생에게 던지는 고객들이 있다. 보통 반말로 주문을 하고 결제 수단을 툭 던지는 고객들이 있다고 김 모 양은 이야기했다. 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아르바이트생의 입장에서 최대한 공손히 손님을 대하는 만큼 손님들도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메뉴결정부터 결제까지 다 한 후에도 아르바이트생을 진땀 빼게 하는 고객들이 있다. 바로 ‘빨리빨리’를 외치는 고객들이다. 특히나 바쁜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에는 딜레이가 걸리는 순간이 많은데 이럴 때 옆에서 ‘빨리 빨리’를 외치는 고객들로 인해 아르바이트생들은 음료가 바뀌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뜨거운 음료를 빠르게 만들려다가 다치는 경우도 발생했다.

# 공간2. 테이블

테이블에서도 아르바이트생들이 뜨악할 정도로 진상 행동을 하는 고객들이 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유형이 바로 ‘영수증, 컵홀더를 괴롭히는 손님’이다. 영수증을 버려달라고 하는 고객들도 있지만 영수증에 와이파이나 화장실 비밀번호가 적혀 있어 가져가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손님들이 카페에 머물면서 영수증이나 컵홀더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그냥 나가버리는 경우들이 많다. 이렇게 널브러뜨리고 간 영수증과 컵홀더 조각은 여기저기 날려 카페를 더럽게 하고, 청소를 더 어렵게 만든다. 

또 다른 진상 고객의 유형은 ‘고막 테러’를 하는 손님들이다. 카페에서 반가운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면 자연스럽게 목소리가 커질 수는 있다. 하지만 카페가 떠나가라 큰 소리로 아르바이트생을 비롯해 다른 손님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 다른 고객의 컴플레인으로 고객을 조용히 시키려 하면 오히려 ‘네가 뭔데!’라며 핀잔을 주는 극강의 진상 손님도 있었다.

후각을 괴롭히는 진상 손님들도 있다. 보통 카페는 외부 음식은 반입이 금지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는 손님들이 가져온 음식을 먹지 못하게 강력하게 제제 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가벼운 쿠키나 빵 같은 경우는 먹기도 하는데, 냄새가 심한 햄버거 등의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는 아르바이트생을 곤혹스럽게 한다. 냄새가 심한 외부음식으로 인해 다른 손님들에게 컴플레인을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이번엔 어디다 눈을 둬야할지 모르게 만드는 진상 고객들이 있다. 과도한 스킨십을 하는 커플들이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공간, 맛있는 커피와 음식들이 있는 카페는 커플들에게는 최적의 데이트 공간이다. 이렇게 데이트를 하러 온 커플들 중에는 더러 과도한 스킨십을 해 아르바이트생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H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 모 군(25)은 의자도 많은 데 무릎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거나, 너무 수위가 높은 스킨십을 해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 공간3. 카페를 나갈 때

카페를 떠날 때도 아르바이트생을 울리는 진상 고객들이 있었다. S 전문점에서 일한 김 모 양(25)은 쓰레기통을 비우다 경악을 금치 못했던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쓰레기통 안에 아기의 기저귀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아기가 볼일을 본 기저귀여서 더 당황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카페 쓰레기통에 생활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아르바이트생들이 모두 분리수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일어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 기타 유형의 진상 고객 

이외에도 아르바이트생들을 당황시킨 진상 고객들도 있다. 최대한 고객에게 맞춰 서비스를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하는 손님들이 있다. 개인사업자 카페에서 일한 배 모 양 (24)은 손님이 음료를 쏟아 먹지 못하게 되자 다시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그럴 수 없음을 밝히자 고객은 배 모 양에게 심한 화를 내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이야기 했다. 이외에도 집에서 싸온 음식을 데워 달라, 외부음식을 먹기 위해 포크를 달라 등등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요구들을 하는 고객들이 꽤 있었다.

그리고 별 것도 아닌 것으로 트집을 잡아 아르바이트생을 힘들게 한 고객도 있었다. 아이스 커피를 시켜놓고 커피가 너무 차갑다든지, 따뜻한 커피를 시켜놓고 너무 뜨겁다고 컴플레인을 걸거나, 커피 양이 너무 적다며 왜 이것밖에 주지 않느냐며 항의하는 고객들도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컴플레인을 하지만 웃으면서 응대해야 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진땀을 빼기도 했다.

술 취한 고객들 또한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생시키는 진상 고객 중 하나다. 특히나 마감시간이 지난 후에 온 손님들은 막무가내로 커피를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S 커피 전문점에서 일한 김모 양은(25)은 술에 취하 카페에 와서 잠을 자거나 구토를 한 손님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이 제일 기피하고 싶은 손님들 중 하나라고 했다. 

카페에서 지켜보고, 아르바이트생들을 인터뷰해 본 결과 아르바이트생을 곤란하게 하는 진상 고객의 유형은 상당히 다양했다. 앞서 살펴본 고객의 진상 행동들은 모두 한 번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하지 않을 행동들이다. 

상대에 대한 배려 없는 고객들의 행동은 누군가의 귀한 자식인 아르바이트생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본인이 행동하기 전에 한 번 쯤 더 생각해보는 배려의 자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조금의 배려는 알바생에게는 웃음을, 당신에게는 쾌적한 환경에서의 향긋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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