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기자/ 디자인 이연선 pro] ‘아~! 귀찮아’...귀찮음과 게으름은 우리의 인생에서 사라지지  뗄려야 뗄 수가 없는 존재다. 그런데 이 귀찮음이 간혹 위대한 발명을 낳게도 하는데...

먼저 우리와 밀접한 리모컨이 표적이다. 1950년대 미국의 TV제조사 ‘제니스’사의 엔지니어 ‘유진 폴 리’가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최초로 TV용 리모컨 개발했는데, 그 동안 채널 돌리기에 귀찮음을 느꼈던 수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으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유진 폴 리는 이 발명으로 1997년 미국 텔레비전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주는 에미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게으름뱅이들(Lazybones)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 후 리모컨은 오디오 선풍기 등 각종 가전제품은 물론 자동차 용도로까지 널리 쓰이게 되었다.

샌드위치도 귀찮음의 산물이다. 18세기 트럼프 놀이를 즐겼던 영국의 ‘J M 샌드위치’ 백작. 그는 며칠 동안 식사도 거른 채로  트럼프 도박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하루는 도박을 하다 배가 고파 하인들에게 빵 사이에 야채와 고기를 함께 넣어 먹기 편하게 만들라고 했다. 함께 트럼프 놀이에 열중하던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따라하면서 점차 퍼져나갔고, 그 이름을 백작 이름을 따 ‘샌드위치’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귀찮음의 산물로 엘리베이터도 대표적이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귀찮음을 없애고자 만들어진 발명품 엘리베이터의 유래는 기원전 깊은 우물에서 물을 퍼 올리던 두레박이다. 이것을 실용화된 것은 19세기인데 처음에는 수력이나 수압 등이 동력원으로 사용됐으며, 이후 증기기관을 거쳐 현재의 전동기 구동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이렇게 귀찮음에서 시작한 엘리베이터는 고층빌딩 도입, 노약자와 장애인들의 편의 등 더 많은 효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참고로 한국에는 1940년대 화신백화점에 최초로 설치되었다.

귀찮음을 해결하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페니실린 역시 귀찮을 때문에 만들어졌다. 페니실린은 1928년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했다. 플레밍은 염증성 박테리아를 연구하던 중 귀찮아서 배양기를 오랫동안 씻지 않고 내버려 두었는데 배양기 안에 핀 곰팡이에서 세균의 번식을 막아주는 ‘페니실린’ 발견한 것이다. 이후 페니실린은 세계 최초의 항생제 물질로 각광 받으며 1940년 치료용 주사제까지 등장해 외상은 물론 폐렴, 인후염 등 내상에도 널리 쓰이게 되었다.

이밖에도 손뼉으로 전등을 킬 수 있는 ‘클래퍼’, 칫솔질의 수고를 덜어주는 ‘전동칫솔’, 빙글빙글 스파게티 포크(Twirling Spaghetti Fork), 자동 회전 머그컵, 테니스 볼을 던져 개가 물고 올 수 있도록 한 ‘고독고’ 등 귀찮음이 만들어낸 발명이 넘쳐난다.

앞으로 인간의 ‘귀찮음’은 또 어떠한 위대한 발명을 만들어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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