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 디자인 이연선 pro] 대선후보 TV토론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토론에서 나온 후보들의 ‘말’ 역시 여론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대선 후보들의 날선 공방은 그 여파가 오래 가기도 하는데, 그 중 지난달 25일 열린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유승민 후보와 문재인 후보 간에 오가던 ‘코리아 패싱’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코리아 패싱’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문제에서 정작 한국을 빼놓은 채 주변국들끼리 논의를 진행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어원으로 살펴보면 패싱(passing)란, ‘통과(건너뛴다)’를 의미하는 단어로 ‘한국은 통과한다(건너뛴다)’ 정도의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코리아 패싱은 북한과 한국이 대치중인 한반도 정세를 논할 때 주로 사용되는 말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이 한반도 안보 현안에서 정작 한국을 배제하는 것을 일컫는다.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은 1998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건너뛰고 곧장 중국만 방문하고 돌아간 상황을 재팬 패싱(Japan Passing)이라고 부른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국, 러시아, 한국 등 각 나라마다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일각에서 빗데 듯 사용되어 왔다.

그렇다면 코리아 패싱이 대선 후보토론에서부터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지난달 25일 열린 4차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와 유승민 후보 간 북핵 문제를 두고 토론이 오가던 상황이었다. 이날 토론에서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코리아 패싱에 대해 아십니까"라고 질문했고 문 후보는 코리아 패싱이 무슨 의미인지 되물으면서 코리아 패싱이 연일 실검에 오르는 등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코리아 패싱 논란의 골자를 살펴보면 ‘대통령 후보가 그런 안보 용어를 왜 모르느냐’와 ‘공식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말이다’로 나뉘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전자를 주장하는 입장은 “그간 국내에서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충분히 사용되어 온 말로 안보를 책임질 대통령 후보가 몰라서는 안 된다”라는 측면이다.

반면, 후자의 경우는 “외교부 대변인조차 코리아 패싱이 정확히 무얼 뜻하는지 모른다고 공식 발언한 적이 있고, 통용되는 시사용어로 정립되지 않은 신조어, 콩글리쉬다”는 지적과 “문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억지다”라는 의견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처럼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대선후보 tv토론을 통해 공론화 된 ‘코리아 패싱’. 그러나 이번 논란의 화두가 어쩌면 냄비 끓듯 단순히 코리아 패싱이라는 단어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각 측의 통찰이 필요해 보인다. 코리아 패싱 단어를 둘러싼 편 가르기가 아닌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주도적인 안보력을 길러나가기 위한 방법이 꾸준히 논의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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