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배우들은 극 중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각각의 작품마다 엄청난 몰입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때로는 감동을, 때로는 공포를, 때로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는 배우들. 그런데 가끔은 다른 작품 속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들이 있다. 특히,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살인자에서 귀요미로, 평범한 아저씨로, 코믹한 캐릭터로 우리 곁으로 돌아온 배우들은 반전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반전의 배우들, 과연 누가 있을까?

첫 번째, 무서운 이웃사람에서 귀여운 삼천포로 돌아온 ‘김성균’

출처 / <이웃사람>스틸컷, 응답하라1994 캡쳐

깜짝 변신의 첫 번째 배우는 바로 ‘김성균’이다. 그동안 김성균이 맡아왔던 역할 자체가 거친 남자의 역할들이 많았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깡패에서부터 <은밀하게 위대하게>, <용의자>에서는 냉혹한 인간 병기로 등장해 관객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이웃 사람>에서의 살인자 역에서는 관객들에게 김성균의 존재를 톡톡히 입증할 만큼 섬뜩한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그의 변신은 놀라웠다. 5 대 5가르마에 뚱한 표정, 낯선 서울에서 촌놈티 내지 않기 위해 사용한 어눌한 표준어 억양까지. 이웃사람들에서 보여줬던 섬뜩한 눈빛 대신, 서울에 갓 상경한 김성균의 풋풋한 새내기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극 중에서 윤진과 함께 사랑에 빠지는 장면에서는 세상에 저런 사랑꾼이 있나 싶을 정도로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살인자에서 귀여운 사랑꾼까지 보여주는 천의 얼굴 김성균. 앞으로 그가 작품에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두 번째, 섬뜩한 싸이코패스에서 괴짜 과장으로 돌아온 ‘남궁민’

출처 / SBS <너의 목소리가 보여> 캡쳐, KBS <김과장> 캡쳐

깜짝 변신의 두 번째 배우는 ‘남궁민’이다. 서글서글한 눈망울에 날렵한 턱선, 오똑한콧날까지. 누가 봐도 선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그가 극에서 보여준 사이코패스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소름을 선물했다. <리멤버 : 아들의 전쟁>과 <냄새를 보는 소녀>에서 남궁민은 선한 인상 속에 잔혹하게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로 등장한다. 극 중 남궁민은 독가스로 사람을 서서히 죽이는 잔혹성을 보이는가하면,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누명까지 씌우는 잔혹한 캐릭터로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KBS 드라마 <김과장>에서 남궁민은 시청자들에게 ‘소름’ 대신 ‘웃음’을 선사했다. 돈에 천부적인 촉을 지닌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 역을 맡은 남궁민은 조금은 과장되고 비현실적이며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사이다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드라마의 내용이 유쾌한 소재를 다루고 있진 않았지만 남궁민의 코믹한 연기는 드라마의 풍자와 해학을 한껏 살려줬다. 

안방극장에 시원한 사이다를 선물한 남궁민, <김과장>이 종영한 이후, 방송과 영화, CF등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또 어떤 작품에서 어떠한 변신을 보여줄지 남궁민의 차기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 번째, ‘내가 죽였어요’ 4885에서 멋진 영웅으로 돌아온 ‘하정우’

출처 / 영화 <추격자> 스틸컷, 영화 <암살> 스틸컷

한국 영화에서 처음으로 사이코패스가 등장한 영화 <추격자>, 그 속에는 웃으면서 ‘내가 죽였어요’라고 진술하는 사이코패스 지영민이 있었다. 형사로 출연한 김윤식이 4885라고 불러 이름보다는 4885가 더 익숙한 지영민, 그를 연기한 사람이 바로 ‘하정우’다. 영화 속 하정우는 알 수 없는 표정과 잔혹한 행동들로 관객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또 마지막에 여주인공이 숨어있던 슈퍼에 하정우가 등장했을 때의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정도였다.

소름 돋는 살인자 연기를 보여준 하정우지만 후속 영화들에선 멋진 영웅의 모습도 보여줬다. 영화 <의뢰인>에서는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변호사로, <베를린>에서는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북한 특수 요원으로, <암살>에서는 친일파를 처단하기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암살자로 등장한다. 그의 연기에서는 4885가 보여준 끔찍함이 아닌 정의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멋짐이 묻어났다. 

올해 12월 개봉하는 <신과 함께>에 저승자사 역으로 출연할 예정인 하정우, 그의 출연만으로도 벌써부터 영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말 만나볼 그의 또 다른 모습을 기다려보자.

극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배우들. 끔찍한 살인자로 기억됐지만 그들이 보여준 또 다른 모습도 굉장히 매력있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만큼 이 배우들이 가진 연기력과 몰입도가 뛰어다나는 것 아닐까. 앞으로 지금 보여준 캐릭터 외에도 더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들로 시청자들을 찾아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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