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 나에게 묻는다, “나의 언어는 몇 도쯤이나 될까?” <언어의 온도>
[문학이야기] 나에게 묻는다, “나의 언어는 몇 도쯤이나 될까?” <언어의 온도>
  • 보도본부 | 이승재 기자
  • 승인 2017.04.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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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이승재] 문학이야기는 매주 한 편의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독자와 함께 소통하고자 만들어진 콘텐츠로, 책이나 글에 점차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지(知)를 고취시키고자 제작됩니다. 순수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인 만큼, 간혹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친구와의 수다, 직장에서의 회의, SNS의 게시물, 부모님과의 통화 등 우리는 하루에 입으로, 또는 손으로 수많은 언어를 사용한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어떤 단어를, 어떤 문장을 쓸지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내가 무심코 사용한 그 말, 그 단어는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이기주씨는 언어에도 온도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온기가 있는 단어는 누군가의 슬픔을 감싸주고, 얼음장 같이 냉정한 표현은 누군가의 마음을 차갑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를 망각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다. 작가 이기주는 <언어의 온도>를 통해 우리게 묻는다. 당신의 언어는 몇 도 쯤이나 되냐고. 

출처 / 픽사베이

#. 일상의 언어(言語)

<언어의 온도>는 저자가 일상에서 발견한 의미 있는 말과 글, 단어의 어원과 유래, 그런 언어가 지닌 소중함과 절실함을 담아낸 책이다.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것이 취미라고 말하는 저자는 자신의 취미를 한껏 살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책을 채웠다.

‘그냥 한번 걸어봤다.’ 전화기 넘어 들려오는 아버지의 한 마디를 작가는 놓치지 않는다. 그 한마디에 담겨 있을 아버지의 마음을 담담히 풀어낸다. 그리고 지하철역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에서 아픔을 위로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거창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깨달음은 멀리 있지 않다. 작가는 누군가 무심코 흘려보낼 순간과 대화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작은 깨달음을 전달한다. 

출처 / 픽사베이

#. 천천히 곱씹으며 읽어보길

1~2장 분량. 하나의 에피소드는 굉장히 짧다. 에피소드를 이루고 있는 단어 또한 어렵지 않다. 굉장히 쉽게 또 빠르게 읽혀서 부담이 없다. 하지만 그렇게 빠르게 소화해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책이다. 쉬운 책이라 하여 복잡한 출‧퇴근길, 시끄러운 공간에서 읽는다면 그저 활자를 읽어버린 것에 불과할 것이다.

굉장히 조용한 곳에서 천천히 읽길 추천한다.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고 곱씹어봐야 한다. 그래야 그 상황 속에 담긴 언어가 가진 의미와 온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글은 머리와 가슴에 새겨진다 했다. 머리와 가슴에 언어의 의미와 온기가 고스란히 새겨질 때 우리는 그때서야 이 책을 온전히 읽었다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픽사베이

#. 내가 쓰는 언어의 온도를 찾아가는 길

책의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에게 당신이 쓰는 언어의 온도는 몇 도쯤 되냐고 묻는다. 머리와 가슴에 새겨진 언어의 의미와 온기. 그것을 내 삶에 비추어 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마지막 단계이다. 타인의 일상을 통해 느낀 언어의 의미와 온기는 ‘그렇다더라’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  

작가는 누구든 자신만의 바다가 있다고 했다. 저마다 하는 일과 사는 이유가 다르고, 사연이 다르고, 삶을 지탱하는 가치나 원칙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단어, 같은 표현도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이유다. 그렇기에 우리는 책에서 전하는 의미와 온기를 넘어 자신만의 의미와 온기를 찾을 수 있다. 책 속의 의미와 온기를 넘어 자신만의 것을 찾았을 때야 비로소 자신이 쓰는 언어가, 자신의 일상이 가진 온도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영화 <행복한 사전>에서 주인공들이 만드는 사전의 이름은 ‘대도해(大渡海)’이다. 단어의 세계가 넓어 바다와도 같다는 뜻이다. 작가는 여기서 ‘단어의 바다’를 ‘인생의 바다’라 부른다. 그 사람이 쓰는 언어에 그 사람의 인생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온도를 아는 것, 그것은 곧 자신의 인생의 온도를 아는 것과 같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당신이 쓰는 언어의 온도, 당신의 인생의 온도는 몇 도인지 궁금하다면 <언어의 온도>를 통해 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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