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먹방이나 요리관련 프로그램이 즐비해진 요즘. 음식은 먹는 것을 넘어 보고 느끼는 것으로 인식된 지 오래입니다. 보수적으로 알려진 요리업계가 방송을 통해서 보다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고, 우리는 요리를 넘어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에게까지 많은 관심을 쏟습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먹은 인생 최고의 음식을 ‘생쥐’가 만든 것이라면 어떨까요? 원효대사의 해골 물처럼 인생 최고의 음식이 최악의 음식으로 변해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고정관념을 깨게 해주는 영화. 인간세계에서는 감히 상상하지 못할 그 일이 애니메이션에서 벌어졌습니다.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생쥐도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가슴 따뜻해지는 애니메이션 라따뚜이(Ratatouille, 2007)입니다.  

파리의 아름다운 에펠탑을 바라보는 레미

<영화정보>
라따뚜이(Ratatouille, 2007)
코미디, 가족, 모험, 애니메이션 // 2007.07.25 // 115분 // 미국 // 전체 관람가
감독 - 브래드 버드
배우 - 패튼 오스왈트, 루 로마노, 브라이언 데니히, 브래드 거렛, 재닌 가로팔로, 이안 홈 

<생쥐도 요리를 할 수 있다>
절대미각, 빠른 손놀림, 끓어 넘치는 열정의 소유자 ‘레미’.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그에게 단 한 가지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주방 퇴치대상 1호인 ‘생쥐’라는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수구에서 길을 잃은 레미는 운명처럼 파리의 별 다섯개짜리 최고급 레스토랑에 떨어집니다. 그러나 생쥐의 신분으로 주방이란 그저 그림의 떡. 보글거리는 수프, 둑닥둑닥 도마소리, 향긋한 허브 내음에 식욕이 아닌 ‘요리욕’이 북받친 레미의 작은 심장은 콩닥콩닥 뛰기 시작하죠. 

음식을 만드는 레미

쥐면 쥐답게 쓰레기나 먹고 살라는 가족들의 핀잔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주방으로 들어가는 레미. 깜깜한 어둠 속에서 요리에 열중하다 재능 없는 견습생 ‘링귀니’에게 ‘딱’ 걸리고 맙니다. 하지만 해고위기에 처해있던 링귀니는 레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의기투합을 제안하고, 그들은 보기 좋게 환상적인 요리를 만들게 되죠. 

문제는 주방장이었습니다. 구스또 식당의 본래 주인 구스또는 어느 비평가가 그의 요리를 악의적으로 호평하자 충격 받아 사망을 하게 되고, 이후 새 주방장 스키너는 구스또의 이름을 앞세워 냉동식품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었죠. 그런데 링귀니가 구스또의 상속자일 가능성이 부각되자 그는 그를 극도로 경계하지만, 레미의 도움을 받은 링귀니의 요리 실력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지며 스키너와 링귀니 그리고 레미 사이에 신경전이 발생하게 됩니다. 

구스또의 요리를 악의적으로 호평한 비평가

과연 링귀니는 구스또 식당을 잘 물려받을 수 있을까요? 또 레미는 스키니에게 들키지 않고 링귀니와 오랫동안 요리를 할 수 있게 되고, 더불어 옛 명성을 되찾게 될 수 있을까요? 레니와 링귀니의 좌충우돌 공생공사 프로젝트가 아름다운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
- 너 답지 않게 왜 그래 

술 한 잔 못 마시던 사람이 갑자기 클럽에 가서 밤새 춤을 추며 즐길 때, 항상 ‘예’라고만 했던 사람이 갑자기 ‘노’라고 할 때. “너 답지 않게 왜 그래”라는 말을 합니다. 나다운 것이 뭘까요? 나처럼 사는 것이 뭘까요? 어쩌면 내가 정말 살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가는 것이 나다운 것이 아닐까요? 라따뚜이의 주인공 레미는 바로 그렇게 ‘나다운 사람’이었습니다.   

주방에서 들켜 도망가는 레미

쥐면 쥐답게 쓰레기나 먹고 살라는 가족들의 핀잔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주방으로 들어가 최고의 음식을 만드는 레미. 인간이 아니라 불가능할 것처럼 보인 일이지만, 레미는 해내고야 맙니다. 애니메이션은 분명 현실과 다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속 모습은 인간 생활의 상징을 표현한 것이며, 즉 그 모든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는 라따뚜이의 명언,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링귀니에게 요리 만드는 것을 보여주는 레미

- 픽사의 감동 
지난 1995년 픽사라고 하는 다소 생소한 제작사에서 제작한 CG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가 발표됩니다. 많은 관객들은 충격이었죠. CG애니메이션이라는 생소한 장르도 장르지만, 스토리의 탄탄한 구성과 영화속 내용이 어린이를 위한 내용이 아님을 알리는 점 등이 영화계의 큰 변화를 예고 했습니다. 라따뚜이는 픽사의 장편애니메이션 중 8번째로 나왔습니다. 소재의 독특함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관객들을 찾아왔던 픽사의 작품들. 라따뚜이 뿐 아니라 픽사의 모든 영화는 잠자는 어른들을 깨우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라따뚜이가 감동이었다면, 픽사의 다른 영화들도 추천합니다. 

레미와 링귀니

가장 어울리지 않는 공간에, 제일 혐오스러운 주인공이 만드는 음식. 어쩌면 우리는 이런 고정관념으로 항상 ‘같은 것’과 ‘안정’을 추구한 것은 아닐까요?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 무엇인가 꼬물대고 움직이고 있다면, 그래도 현실이라 변화 시킬 수는 없지만 대리만족이라도 느끼고 싶다면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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