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바야흐로 지구촌 시대. 지구촌 시대라 함은 우리가 짧은 시간 안에 세계 각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다른 국가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협력이 중요해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나 경제 분야에서는 각국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한 국가가 내수의 경제만으로는 공급과 수요를 충족시키기 힘들어졌기에 주변국들과의 교역과 협력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국들과 협력 기구를 만들고 포럼을 가지며 협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지난 3월 23일 개최돼 나흘간 열렸던 ‘보아오 포럼’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 국가 간의 협력과 교류를 통한 경제 발전을 목적으로 창설된 비정부‧비영리적 성격을 가진 포럼이다. 이 포럼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사회발전, 인적 자본, 통상 무역의 행정 효율성 등의 분야에 각 점수를 매겨 경쟁력 순위를 발표하기도 한다. 2002년 4월에 1차 연차 총회가 열렸고, 개최국인 중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호주, 필리핀 등 아시아 26개국이 이 포럼에 참여하고 있다.

출처 / 보아오포럼 홈페이지

‘세계화와 자유 무역이 직면한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보아오 포럼에서는 아시아 국가들의 지속적인 시장 개방과 지역 내 지속 가능한 성장,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 협력이 강조됐다. 이와 함께 이번 포럼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드러났다. 보아오 포럼 마지막 날 성명에서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실패로 세계 경제가 위험에 직면했다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에 대한 비판하고, 주변국들과의 경제적 협력을 키워 나갈 것을 당부했다. 

중국이 이번 포럼에서 자유 무역을 강조하고, 글로벌 거버넌스의 실패를 부각시키는 이유에는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중국의 역할을 키우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는 당선 전부터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며 미국 보호주의를 강조했고, 그로 인해 자유 무역에 동참했던 미국의 우호국들이 반발과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무역 분야가 부진했던 중국이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강조하며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렇게 자유 무역을 강조하는 중국의 주장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평가도 존재한다. 중국이 미국을 비판하며 자유 무역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만큼 중국이 실제로 자유 무역을 지향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두고 한국에 무역을 이용한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존에 적용되던 통관 절차를 훨씬 까다롭게 만들고, 한국산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과연 자유 무역을 강조하는 국가의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행사 취지와는 다르게 중국은 이번 포럼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초청을 돌연 취소하기 까지 했다.

‘팍스 시니카’, 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를 일컫는 용어다. 그리고 중국은 이번 보아오 포럼을 팍스 시니카를 이뤄나가기 위한 하나의 발판으로 활용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세계화와 주변 각국들 간의 협력을 강조한 중국. 진정 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리더로 나서고 싶다면 본인들이 비판했던 미국의 행동을 본인들이 취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앞에서는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지만 뒤에서 언행불일치의 모습을 보인다면, 미국이 비판을 받듯 중국도 각국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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