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혐오 범죄, 묻지마 범죄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공포 대상으로 떠올랐다. 특히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발생하는 것은 물론,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어 그 심각성이 커진지 오래다. 그야말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위해하는 ‘지뢰’가 셈이다.

최근 이 같은 묻지마 범죄가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져 많은 학생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범인은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학생들을 상대로 물과 콜라를 얼굴에 뿌렸는데, 만약 이 액체가 염산 등 위험한 물질이었으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사회 안전망에 대한 경각심이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5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한국외국어대에서 여대생들에게 수차례 콜라와 물을 뿌린 혐의(폭행죄)로 이 대학 경영학과 3학년 김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조사결과 김씨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여자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밖을 다니는 것이 기분 나쁘다는 게 전부였다.

김씨는 앞서 4일 오후 2시부터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학생들의 머리와 얼굴에 콜라와 물을 뿌렸다. 그는 혼자 다니는 여성 또는 여성들만 있는 무리를 범행 대상으로 삼아 계속해서 범행을 저지르다, 이날 오후 8시쯤 이를 목격한 남학생 2명이 현장에서 김씨를 붙잡아 경찰에 신고해 끝이 났다. 당시 피해를 당한 여학생은 송모(25)씨 등 5명이 넘는다.

김씨의 이같은 비정상적인 행동은 이날뿐만이 아니었다. 김씨와 최근 도서관에서 말다툼이 있었다는 같은 대학 학생 K씨는 “한번은 김씨가 한 여학생을 졸졸 쫓아다니다 겁에 질린 여학생이 내게 도움을 요청했었다”며 “여자 분이 어쩔 수 없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대만 때려도 되냐’고 주장하는 등 도저히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사람으로 보이는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과거 정신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많은 사람들은 이번 범죄자 역시 별다른 조치 없이 풀려나는 것 아니냐며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리고 정신질환/ 음주 등 심신 미약 상태에서의 묻지마 범죄에 더 이상 관용을 베풀어 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범죄자들이 그 관용의 틈으로 사회로 무방비하게 나오면 언젠가 큰 사고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이다.

물론 무작정 처벌과 사회적 격리만이 답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 정신질환이 있다면 적절한 정신 치료를 강제로 이행하든, 보호 수감을 하든지 등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거론한 것처럼 이번에는 물과 콜라였지만, 다음번에는 어떤 물질을 불특정 다수를 향해 뿌릴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일면식의 아이를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10대, 지나가는 행인을 무참히 칼로 찌른 20대 직장인, 강남역 화장실에서 무참히 여성을 살해한 30대 남성...우리 사회는 숱한 묻지마 범죄의 끔찍한 피해를 지켜봐 왔다. 과연 이러한 큰 범죄 이전에 어떠한 징조도 없었을까. 가정, 학교는 물론 우리 모두가 관심과 경각심을 가지고 둘러보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당국의 대책마련과 강력한 처벌역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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