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60초 후에 공개합니다!” 이 멘트 하나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더니, 최근에는 “맛이 어떻습니까~”를 외치며 시청자들에게 맛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또 브라질까지 날아가 “골입니다!”를 외치며 스포츠를 보는 재미를 한껏 높여준다. 종횡무진 방송가를 누비며 흡입력 있는 진행과 중계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 카메라 앞에서는 시청자를 실망시키지 않는 진행자, 이쯤 되면 다들 누구인지 눈치챘을 것이다. 바로 방송인 김성주에 대한 이야기다.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성주는 사실 우여곡절이 굉장히 많았다.

출처 / 티핑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그의 첫 번째 방송 데뷔는 케이블 TV였다. 95년 12월 국정 뉴스를 전하던 케이블 방송에서  첫 방송을 시작했고, 그로부터 2년 후 한국스포츠 TV에 입사해 스포츠 캐스터로 방송활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던 김성주는 스포츠 중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캐스터로서 인정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입사 1년 후 회사가 어려워지고 인력이 줄어들면서 김성주 또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최저생계비를 받아가면서 하루에 4경기씩 종목을 가리지 않고 중계를 하게 됐다. 

출처 / KBS <명량 히어로> 캡쳐

이렇게 3년을 버티며 1,000경기가 넘는 중계를 한 김성주.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듯이 김성주는 1999년 MBC에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하게 된다. 그 누구보다 많은 스포츠 중계를 해온 김성주는 스포츠 중계에서 두각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교양, 예능 등에서도 탁월한 방송 센스를 보이며 MBC를 대표하는 아나운서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그 때 당시 단정하고 지적인 아나운서의 모습에서 벗어나 웃긴 분장까지 서슴지 않고 한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더 많은 호감을 느꼈다. 

방송국에서 입지를 다지던 김성주는 2007년 돌연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MBC를 떠나게 된다. 한창 아나테이너 붐이 불었던 시기였고, 많은 아나운서들이 방송국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하지만 프리 선언을 한 이후 MBC에서는 출연 금지를 시켰고, 8개월가량 방송을 쉬게 됐다. 당시 여러 방송국에서 김성주를 찾았지만 복귀는 꼭 MBC에서 하고 싶다는 마음에 방송을 쉬는 기간이 더 길어졌다.

출처 / KBS <명량 히어로> 캡쳐

1년여 가까이 방송을 쉬던 중 김성주는 드디어 2008년 2월 MBC 파일럿 프로그램 <퀴즈쇼 부릉부릉>에 출연하게 됐고, KBS에서는 <명량히어로>에서 김구라, 박미선 등과 함께 MC를 보게 됐다. 또 MBC 아침 라디오 <굿모닝 FM>의 DJ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치열한 예능 세계 속에서 김성주는 다시 한 번 어려움을 겪는다. 아나운서일 때와는 또 다른 환경에 놀랐던 것이다. 그렇게 김성주는 다시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하게 되고 방송을 쉬게 된다.

출처 / tvN <화성인 바이러스> 캡쳐

그러던 중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출연 제의가 들어오게 됐다. 그때 당시 김성주는 지상파에서 꼭 방송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에 출연을 망설였다. 하지만 문득 자신이 처음 방송을 시작한 것도 케이블이었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하고 다시 방송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독설가인 김구라와 이경규 사이에서 구박을 받으며 혹독한 예능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심지어 술자리에서 이경규가 던진 캔에 맞기까지 했다는 후문도 들리기도 했다.

출처 / tvN <슈퍼스타K> 캡쳐

김성주가 지상파 아나운서라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방송에 임하자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바로 ‘60초 후에 공개합니다’라는 멘트를 남긴 ‘슈퍼스타k’의 진행자로 캐스팅이 된 것이다. 때로는 재치 있게, 때로는 긴장감 넘치게 진행하는 그의 모습을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해줬고, 그 때부터 김성주의 진가가 다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또 때마침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김성주가 MBC에서 개막식, 축구, 수영 등의 캐스터를 맡으면서 그의 존재를 다시금 부각시켰다. 

출처 / MBC <아빠 어디가> 캡쳐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낸 김성주는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 MBC <아빠, 어디가> 등에 출연하며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결국 2013년에는 MBC 연예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이후에도 김성주는 안정환과 독보적인 케미를 보이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 중계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출처 /MBC 축구 <한국 VS 튀지니> 중계 캡쳐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제 지상파와 종편을 가리지 않고 많은 방송에 출연하고, 스포츠 중계에서는 따라잡을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김성주는 한 인터뷰에서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자존심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본인이 아나운서 시절의 명성과 자존심만을 생각해 본인에게 들어왔던 출연 제의를 거절했었더라면 그렇게 혹독한 트레이닝도 받지 못했을 것이고, 자신을 드러낼 기회조자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출처 /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캡쳐

프리랜서 아나운서로서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는 김성주.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유연한 모습이 지금의 김성주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김성주가 그동안의 고난과 좌절의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자신을 낮출 수 있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김성주가 앞으로 방송에서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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