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디자인 이연선 pro] ‘고마운 존재’, ‘사랑스러운 존재’, ‘효자’ 한 집안에서 이 달콤한 타이틀을 한 몸에 받는 존재가 있다. 그 이름은 바로 <티볼리>다. 티볼리는 쌍용자동차 내부에서 효자차종으로 알려진 소형 SUV 차량의 이름이다. 도대체 왜 티볼리가 쌍용자동차의 효자차종이 되었을까?

70~80년대 쌍용자동차는 ‘코란도’, ‘무쏘’ 등을 대히트 시키며 국내 최고의 ‘SUV명가’로 발돋움 했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더욱 기술발전에 매진했는데, 심지어 ‘벤츠’와 기술 제휴를 맺기도 했다.

그런데 오히려 쌍용자동차의 무리한 투자와 SUV에 치중된 라인업이 손실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경영난이 시작되었고, 결국 대한민국 경제위기와 맞물려 1998년 대우자동차에 인수되게 된다.

‘SUV 명가’라는 이름만을 남긴 채, 쌍용자동차의 설움은 이제부터 시작한다. 대우마저 경영위기를 극복하지 못하자 2000년 자체 경영정상화에 들어간 쌍용자동차는 2004년 중국의 국영기업 ‘상하이 자동차’로 다시 한 번 인수되었는데, 이것은 더욱 큰 위기를 불러오고 말았다.

이유는 ‘상하이 자동차’는 쌍용자동차의 회생에는 관심이 없었다. 투자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 기술을 빼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부적으로 병들어 가던 쌍용은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77일간 공장 점거 파업 사태까지 맞게 된다. 이것이 바로 당시 뉴스를 장악했던 ‘쌍용사태’다.

그렇게 쌍용자동차는 ‘상하이 자동차’로부터 버림받게 되었고 이때 먹튀논란이 일기도 했다.

2번째 주인이 떠나고 가까스로 청산의 위기를 모면한 쌍용자동차는 2011년 3번째 주인인 인도의 ‘마힌드라’라는 자동차 회사에 인수 된다. 그리고 6000억원의 투자가 이루어졌지만 갈 길은 멀기만 했다.

자동차 신모델 한 대를 개발하는 데에 소요되는 비용은 수천억원, 쌍용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그렇게 쌍용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SUV 개발에 매진하게 되었고 2015년 바로 효자 ‘티볼리’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티볼리’를 두고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당시 생소했던 소형 SUV였고, 디젤엔진이 아니었기에 더욱 의구심을 가졌다. 그래도 쌍용자동차는 더욱 집중했고, 디젤엔진을 투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렇게 출발은 미미했던 티볼리는 이후 점점 많은 판매고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대기아차가 줄 세우기를 하던 월간 판매량 10위권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다 지난해 전년대비 34.7% 판매 증가를 보이며 무려 8만5821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국내 소형 SUV 2대 중 한 대는 티볼리라는 수치다.

이런 티볼리의 돌풍은 우여곡절을 겪은 쌍용자동차에 기적을 만들었다. 티볼리의 성공에 힘입어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해 총 15만5844대를 판매해 매출액 3조6285억원, 영업이익 280억원, 당기순이익 581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 한 것인데, 약 15만대의 판매량 중 티볼 리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티볼리의 돌풍은 아직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 티볼리의 인기에 힘입어 ‘티볼리에어’를 출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많은 판매고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월 국내 판매량을 보면 무려 4,801대(9위)를 기록하며 국민차 쏘나타까지도 앞 질렀다.

쌍용자동차의 직원은 “티볼리는 그야말로 고마운 차종입니다. 단순히 수익 증가 뿐 아니라 쌍용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고 희망의 빛을 불어 넣었기 때문이에요”라며 티볼리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렇다. 티볼리는 쌍용자동차에 자신감과 희망을 불어넣은 것이다. 티볼리의 인기요인을 묻자 “차가 좋아서죠” 라고 당당히 말하는 직원의 음성에서 티볼리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이 느껴진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물론 쌍용자동차는 7080시대의 부활을 이루기엔 아직 성장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그러나 티볼리가 만들어낸 기적은 대한민국 경제위기와 함께 빛을 잃어갔던 쌍용에게서 희망의 빛을 불어넣었기에 가치 있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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