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디자인 이정선 pro] 지난해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리는 결과였다. 특히나 미국 우선주의를 기조로 하는 트럼프의 경제 정책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많은 국가들이 트럼프의 한 마디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다. 

‘트럼플레이션’, 이 용어는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대해 듣고 이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하며 만들어낸 신조어다. 인플레이션이란, 시중에 통화량이 증가함으로써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는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당시 1조 달러(약 1,777조원)의 재정을 인프라에 투자해 경기 부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인프라에 재정을 투자하는 것이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리고 트럼플레이션이 발생한다면 세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 트럼프는 인프라 투자를 위한 1조원의 자금을 재정 정책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지출로 1조원이라는 돈이 시중에 풀리게 되면 사회에는 통화량이 급증하게 된다. 양이 많아지면 가치가 하락한다는 희소성의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통화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통화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같은 값의 물건이라도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물가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통화량이 늘고 물가가 오르게 되면 미국의 채권 금리가 오르는 결과로 이어진다. 채권은 만기 때 받을 수 있는 원금과 이자가 고정되어 있는 금융 상품이다. 하지만 시중에 통화량이 늘어 화폐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미래에 받을 수 있는 원금과 이자의 가치 또한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면 채권의 매도량이 늘어나게 된다. 

채권의 공급량이 많아지게 되면 채권 값은 하락하게 되고, 채권 값이 하락한 만큼 수익을 얻기 위해 채권 금리가 오르게 된다. 실제로 작년 11월 미 채권 시장에서 10년 물 국채 금리는 연중 최고 수준인 연2.26%로 장을 마감했고, 미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는 10년 물 국채 금리가 올해 말에 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세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 금리가 오른 미국으로 외국인의 투자 자본이 몰리게 된다. 같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미국에 투자를 늘리기 위해 우리나라와 중국 등 신흥국에 투자한 자본을 회수해 미국에 투자하게 된다. 이렇게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본이 미국으로 몰리게 되면 발전 단계에 있던 신흥국은 성장을 위한 기반이 약해져 경제 발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게다가 미국으로 달러가 몰리게 되면서 미 달러화 강세 현상도 나타난다.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의 화폐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게 된다. 모두 달러를 보유하려 하다 보니 시장원리에 따라 달러의 가격은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신흥국의 화폐들은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원자재를 수입, 가공해서 수출하는 경제구조를 가진 신흥국들이 수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들어 경제 발전을 가로막기도 한다. 

또한 트럼프가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겠다는 발언이 원자재 소비 심리를 자극해 철강 및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영국 런던 금속 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일주일간에 8%나 오르기도 했고, 2015년 6월 이후 t(톤) 당 6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의 상승 역시 신흥국들의 경제 발전에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만들어 원활한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아직 트럼프 미 대통령은 구체적인 공약 이행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세계 경제는 반응했다. 전문가들은 후보 당시 트럼프의 경제 분야 공약이 지나치게 급진적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언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힘든 트럼프의 경제 공약,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는 가변적인 트럼프 경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해두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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