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최지민pro] 디지털 기술은 데이터의 압축과 저장을 쉽게 만들면서 ‘빅데이터’라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특히나 개인의 관심사, 취미 등에 대한 빅데이터는 기업들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소비자 개개인에 맞춰 그들이 원하는 상품을 알아서 찾아주는 ‘큐레이팅’ 서비스에도 이용된다.

이러한 큐레이팅 서비스는 기업들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나타난다. SNS 이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게시물, 관심을 표하는 게시물을 분석해 그와 유사한 것들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은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조금 더 용이하게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작용도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부작용 중 하나는 바로 ‘필터버블’이다. 필터버블이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는 필터링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자신의 견해와 비슷한 정보는 자주 접하게 되지만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에서는 점차 멀어지는 것이다. 

필터버블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요즘처럼 많은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얻는 상황에서 필터버블은 더 심해지게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는 한 사람만의 기록이 온전히 남아 있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굉장히 제한적인 정보만 전달받게 되는데,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뉴스, 보고 싶은 뉴스만 보게 되고 결국 정치/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정관념과 편견이 강화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떠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한 판단을 하게 될 때, 균형 잡힌 정보 속에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과 같은 정보 속에서만 결정을 내리게 돼, 자신이 가진 오류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필터버블은 ‘잘못된 정보’의 확산력을 키우기도 한다. 미 대선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한다거나 클린턴 후보가 IS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등의 페이크 뉴스는 특정 성향을 가진 이들이 좋아하는 소식으로 비슷한 성향의 그룹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실제  <버즈피드>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대선 3개월 전 가장 인기 있었던 가짜 뉴스 20개의 페이스북 내 공유, 반응, 댓글 수는 871만여 건으로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매체의 기사보다 더 많은 반응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성향에 부합하는 정보만 전달받게 되면서 그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할 근거를 찾지 못하고, 그대로 믿게 된 것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건강한 민주주의는 반대 의견을 얼마나 접하는가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SNS 상에서 알고리즘으로 걸러진 정보들을 받는 이용자들은 정보를 편식하게 됐다. 올바른 사고와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견해와 의견을 접하고 자신의 의견이 객관적인 것인지, 그리고 본인이 접한 정보가 정말 올바른 것인지 확인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페이스북은 필터버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언론사들과 뉴스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저널러스트와 사용자를 위한 교육과 도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뉴스 읽기 능력을 배양하고, 가짜 뉴스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모색해 필터 버블 현상을 줄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SNS 운영자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에 맞춰 이용자들 또한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이 접하는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노력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SNS운영자와 이용자들의 이러한 노력들이 우리 사회의 정보 편식 현상을 줄이고,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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