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이연선 pro] ‘저 국회의원 후보 슬로건 특이하네’, ‘저 광고의 캐치프레이즈 기발하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슬로건과 캐치프레이즈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 흔히 알고 있듯이 슬로건과 캐치프레이즈는 모두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관심을 끌 수 있는 문구를 뜻하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두 단어를 혼용해서 사용하는데 알고 보면 이 두 단어는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  

먼저 ‘슬로건’은 대중의 행동을 조작(操作)하는 선전에 쓰이는 짧은 문구이다. 이 말은 본래 스코틀랜드에서 위급할 때 집합신호로 외치는 소리(sluagh-ghairm)를 슬로건이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슬로건은 내용이 이해하기 쉽고 표현이 단순하며, 단정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슬로건은 사람들의 감정적 반응을 유도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태도가 동요적이고 미확정적일 때 슬로건이 갖는 호소력이 커진다. 이런 슬로건은 정치행동부터 상업광고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된다.

그 예를 보면 조지부시의 “War on Terror", 칼 마르크스, 공산당의 ”Workers of the world, unite!"가 정치적 성향이 들어간 슬로건들이다. 우리나라의 정치 슬로건은 2012년 강서구 국회의원 재선에 도전한 김성태 후보의 “한 번 더 부려 먹자, 김성태”, 2012년 대선 당시 후보였던 박근혜 후보의 “준비된 여성대통령”과 문재인 후보의 “사람이 먼저다”를 들 수 있다.

슬로건은 상업광고에도 사용되는데 코카콜라의 “Always Coca Cola", 맥도날드의 "I'm lovin' it", 나이키의 "Just do it"이 있다. 김치냉장고의 ”발효과학 딤채“, 롤렉스의 ”최초의 고가 손목시계“도 들 수 있다.

한편 ‘캐치프레이즈’는 타인의 주의를 끌기 위해 내세우는 기발한 문구이다.

캐치프레이즈는 신문·잡지의 기사, 문장 등의 편집에 사용되는 경우와 점두 판매에 쓰이는 경우 등이 있다. 내용의 핵심을 단적으로 표현하며 짧고 눈에 띄기 쉬우면서도 인상적이고 강렬한 글귀가 대부분이다. 이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냐 않느냐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특히 광고에서 사람들이 광고주·상품명을 쉽게 기억할 수 있게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상업광고에 사용되는 캐치프레이즈는 아이폰의 “It’s the most amazing iphone yet”, 화장품 광고의 “여자나이 30세”가 그 예이다.

또한 캐치프레이즈는 유명인 또는 가상캐릭터가 자주 사용하여 잘 알려진 문장이나 문구를 뜻하기도 한다. 이때의 캐치프레이즈는 이 유명인 또는 가상캐릭터가 출연하는 방송·연극·영화 등에서 캐릭터를 마케팅하는 중요한 일부로 나타난다. 그래서 캐치프레이즈는 캐릭터와 동떨어져 있으면 안 되고 동일시되어야 하며 그 캐릭터의 트레이드마크로서 기능해야 한다. 쉽게 말해 유행어와 비슷하다.

예를 보면 더 쉽게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아놀드 슈워츠네거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한 "I'll be back", 영화 ‘스타워즈’에서 다스베이더의 "I'm your father",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톰행크스가 말한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이 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슬로건은 일반적으로 정치적·사회적으로 쓰이는 짧고 강렬한 문구이며 캐치프레이즈는 이보다 정치색이 옅고 주로 특정 사람,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문구이다. 슬로건은 보는 사람들의 감정적 반응을 유도해내야 하고 캐치프레이즈는 논리적 행동을 유도해내야 한다. 그래서 보통 마케팅 분야에서 브랜드의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슬로건을 사용하고 제품 자체의 이미지를 알리고 구매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 두 단어가 사용되는 영역이 어느 한 가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제, 사회, 정치 특히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널리 쓰이다 보니 결국 사람들이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또 이 두 용어가 짧은 문구로 사람의 뇌리에 박힌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낸다는 것에서 그 의미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엄연히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이러한 차이는 있다는 것은 알고 사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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