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인턴] 최근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 정당들 간에 세력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뜨겁다. 특히 이번 대선에는 새누리당의 분열로 보수진영도 나눠지면서 다른 정당의 후보들끼리 힘을 합치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와 함께 ‘빅텐트(big tent)’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빅텐트, 말 그대로 풀이하자면 큰 텐트인 셈인데, 정치적으로 빅텐트는 무슨 의미일까?

빅텐트는 본래 미국에서 유랑 서커스단의 임시공연장으로 사용하던 큰 천막을 뜻하는 말이었다. 당시 천막 공연장에는 흑인과 백인이 모두 모였고, 사회 계층이나 종교에 대한 차별도 없었다. 이후 커다란 텐트를 치고 그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것에서 차용되어 정치계에서도 정치적으로 다양한 이념을 갖고 있는 세력을 포용한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출처 - pixabay

학문적으로는 빅텐트보다 ‘포괄정당(catch-all party)’으로 자주 쓰인다. 이는 특정 계급이나 이념에 한하지 않고 다양한 계층이나 이념을 가진 사람들의 정당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당들은 주로 중도주의 정당인데, 러시아의 통합 러시아당과 일본의 민진당 등을 들 수 있다. 

이렇게 빅텐트가 언제부터 정치적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 시절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당시 공화당 소속이었던 링컨은 흑인 노예 해방, 인권 등을 주장하는 진보 인사들까지 공화당으로 끌어들여 공화당을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빅텐트 정당으로 만든 바 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빅텐트 선거 전략을 썼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선거 때가 되면 빅텐트라는 말이 자주 등장 하는데, 한명의 유력한 후보가 존재하고 그 외 다수의 후보들이 존재할 때, 다수의 후보들이 하나로 뭉쳐 유력 후보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된다. 

특히 이번 대선주자들 중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친박, 친문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을 모으려는 빅텐트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즉 보수는 물론 중도와 진보세력 중 비주류 세력들이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빅텐트 전략은 사실상 힘이 발휘되기 어렵게 되었다.

이에 보수는 보수, 진보는 진보처럼 같은 이념을 가진 정당끼리 모이는 ‘스몰텐트’가 국민의당을 주축으로 시동이 걸리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최근에는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분권형 개헌에 힘을 모으기로 해 빅텐트가 다시 만들어 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으로는 정치권에서의 이런 힘 모으기가 승리를 위한 정략적 모임이라는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이 적지 않다. 실제로도 이 전략이 효과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어느 때보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 화합의 정치가 이루어져야 할 때인 현 시국.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대선주자들이 정말 화합의 정치를 하기 위한 큰 텐트 안에 모이는 연대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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