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뉴스팀]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의 부인이자 명성황후의 며느리인 순명효황후(1872∼1904)가 시어머니를 잃은 비통한 심정을 토로한 편지가 발견돼 화제가 되고 있다.

순종의 첫 번째 부인인 순명효황후는, 열 살에 세자빈으로 책봉됐지만 황후에 오르지도 못하고 33세에 세상을 떠났다. 1895년에는 시어머니였던 명성황후가 시해당하는 참변을 겪기도 했다.

당시 큰 충격을 받은 순명효황후가 순종의 스승이었던 김상덕(1852∼1924)에게 의지할 곳 없는 자신의 신세를 토로한 한글편지가 공개됐다.

“나는 수많은 사람 중에 유달리 지통(至痛·지극한 아픔)을 품은, 부모형제도 없는 혈혈단신에 겸하여 사고무친(四顧無親·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음)한 사람이 밤낮으로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더니, 영감의 전부터 알려져 있는 명성을 듣고 한 가족 못지않은 정이 생전에 변치 않기를 기약했는데, 운수가 박하고 때를 못 만나 하루아침에 국가의 망극함이 이 지경이 되오니, 다시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으며, 그때의 망극함과 기구함이 어찌 지금 살아 있다가 지금 올라오시는 말씀 들을 줄 알았겠습니까.”

 
이 편지를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자료실에서 찾아낸 이종덕 한중연 전임연구원은 “‘나는 수많은 사람 중에 유달리 지통을 품은, 부모형제도 없는 혈혈단신에 겸하여 사고무친한 사람’이라는 구절은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사실을 함축한다”면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명성황후가 시해당한 1895년 8월 20일 이후, 1896년 2월 28일 이전에 작성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순명효황후는 왜 김상덕에게 자신의 이같은 심정을 토로한 것일까. 이 연구원은 “김상덕은 (황태자 교육을 전담한) 시강원 필선(弼善)으로 황태자 시절 순종을 가르쳤는데 순명효황후가 순종에게서 그의 인품에 대해 많이 들었을 것”이라며 “명성황후가 시해된 뒤 믿음직한 김상덕에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위로를 받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31일 한중연 신장서각에서 열리는 ‘제8차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에서 순명효황후의 편지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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