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영화 빌리 엘리어트 속 빌리는 여학생들의 발레하는 모습에 이끌려 자신이 발레를 배우며 무용수로 거듭나죠. 영화 속 빌리처럼 발레리나의 모습을 매혹적으로 느껴 화폭에 담은 화가가 있습니다. 바로 에드가 드가(Edgar Degas)입니다.

에드가 드가는 은행업을 하는 부유한 가문에 태어나 처음에는 가업을 계승하기 위해 법률을 배웠지만 화가를 지망하여 미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초기에는 고전 연구에 관심을 가졌으나 파리의 근대적인 생활에서 주제를 찾게 되며 자신의 재능을 발휘했죠. 그는 주로 발레 무용수와 경주마 등 소재로 삼고 움직이는 것의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포착하여 그림을 그렸습니다.

(출처/위키백과) 에드가 드가

드가의 작품 ‘발레수업’은 이러한 드가 특유의 회화적 기법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헌적 가치도 지니고 있습니다. 작품 속 배경이 되는 르 페르티에(Le peletier) 오페라 극장의 무용 연습실은 1873년 화재로 불타버려 드가의 그림 속에서 옛 모습을 찾을 수 있죠.

발레라는 소재에 매료된 드가는 파리에 있는 오페라 하우스를 자주 방문해서 발레리나들을 그렸는데요. 공연하는 모습부터 쉬는 시간의 모습 등 소녀들의 발레 수업 장면을 유화, 파스텔, 수채화 등 다양한 기법으로 묘사했습니다. 특히 드가의 취향은 휴식을 취하거나 연습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드가가 보여주려고 한 것은 자발적이고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자세나 동작이었습니다. 긴장이 풀어지거나 지쳤을 때 이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드가의 생각이었죠.

(출처/위키미디어) 작품 '발레수업'

‘발레 수업’은 소녀들의 발레 수업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가장 가까이 보이는 두 소녀 가운데 한 명은 피아노 위에 걸터 앉아 있고 다른 한 명은 부채질을 하고 있죠? 이들은 화면 전체에 율동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줄지어 있는 소녀들 사이에 긴장감을 줍니다. 힘든 연습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는 발레리나의 정서를 화폭에 담아 그림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죠. 또한 높은 천장과 창문을 통해 언뜻 비치는 바깥의 풍경은 공간의 연속성을 나타냅니다.

그림의 구도를 살펴보면 교사를 중심으로 짜여있죠? 이 지도 교사의 이름은 쥘 페로입니다. 지팡이를 들고 있는 지도 교사를 중심으로 발레리나들은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오른쪽 원경에 발레 의상을 입지 않은 이들은 어린 발레리나들의 모친들로 이들은 무도장에 오는 부유한 남성들에게 자신의 딸을 소개하거나, 아니면 그들의 유혹으로부터 딸을 보호하기 위해 수업을 참관하고 있습니다. 드가는 발레 공연 자체보다도 발레리나들이 만들어내는 자세와 동작의 흐름에 더 관심을 가졌던 것이죠.

드가는 색채와 구도에 대한 견해가 매우 독특한 화가입니다. 보는 각도를 바꾸어 가면서 정확한 데생과 풍부한 색감을 표현했죠. ‘발레 수업’에서도 투시점을 다소 높이 설정한 것과 명확하면서도 간결한 선의 처리, 투명하고 세밀한 색채 등은 발레리나 소녀들의 천진난만함과 가벼움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무희를 모델로 한 작품이 많아 ‘무용의 화가’로 불리는 에드가 드가. 글이든 그림이든 애정이 있는 것에는 더욱 정성이 들어가는 것처럼 드가의 ‘발레 수업’ 작품을 바라보면 발레리나 한 명 한 명의 자세, 표정, 몸짓에서 그의 애정이 묻어납니다. ‘발레 수업’를 함께 감상하며 여러분도 애정 있는 일에 좀 더 관심을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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