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스캔들S] 약점을 개성으로 만든 화가 장 시메옹 샤르뎅의 ‘가오리(The Ray)’ [시선뉴스]
[명작스캔들S] 약점을 개성으로 만든 화가 장 시메옹 샤르뎅의 ‘가오리(The Ray)’ [시선뉴스]
  • 보도본부 | 문선아 선임 에디터
  • 승인 2017.02.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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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18세기 프랑스에는 절대 군주의 화려한 궁전에서 펼쳐지는 호방하고 역동적이었던 남성적 양식인 ‘바로크 양식’이 시들해지고 우아하고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로코코 양식’이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남들이 살롱 문화를 주도했던 마담들의 반짝이는 실크드레스와 레이스 장식과 신화 속의 관능적인 누드를 그리고 있을 때, 독특한 그림으로 귀족들 사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가가 있었습니다.

▲ (출처/ 위키백과) 화가 장 시메옹 샤르뎅 자화상

바로 ‘장 시메옹 샤르뎅’입니다. 그는 왕국에서 가구를 만드는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미술계는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다루는 주제에 따라 그림의 서열이 정해져 있었는데요. 이에 따라 화가의 위상과 수입도 차이가 났습니다. 그림 중 가장 으뜸이었던 것은 신과 성자, 영웅의 서사를 그린 ‘역사화’, 그 아래가 왕과 귀족의 위세를 기록한 ‘초상화’, 다음이 평범한 사람의 일상을 그린 ‘장르화’ 사람 다음엔 ‘동물’ ‘풍경화’ 가장 하위는 ‘정물화’였습니다.

샤르뎅도 처음에는 역사화 수업을 들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도제 수업을 마친 후 1724년부터 정물화에 집중했습니다. 그가 정물화로 주제를 바꾼 이유는 이미 역사화에는 두각을 나타낸 재능 있는 화가들이 많이 있었고 로코코 회화 속에는 인물의 표정이나 동작 등 ‘움직임’이 부각되어야 하는데 샤르뎅은 이에 어려움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그는 움직이지 않는 사물을 그리는 ‘정물화’를 자신의 주제로 정하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렇게 완성한 그림이 바로 ‘가오리’입니다. 그는 1728년에 ‘가오리(The Ray)’와 ‘뷔페(The Buffet)’으로 왕립 회화 조각 아카데미 회원이 되었습니다. 왕립 회화 조각 아카데미는 프랑스 예술의 최고 권위 기관이자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었는데 샤르뎅은 수월하게 회원이 된 것이죠. 가장 낮은 서열의 ‘정물화’로 최고 권위 기관에 회원이 된 샤르뎅, 그의 작품 가오리가 심사위원들에게 얼마나 강한 인상으로 다가왔을지 짐작할 만합니다. 그렇다면 프랑스 귀족들을 놀라게 한 작품 ‘가오리’를 살펴볼까요?

▲ (출처/위키미디아) 작품명 '가오리(The Ray)'

이 작품의 ‘주인공’ 가오리는 금방이라도 내장이 쏟아질 듯 피범벅 된 모습으로 벽에 걸려 있습니다. 가오리의 몸을 비추는 은은한 반사광이나 웃고 있는 듯 한 입모양이 묘한데요. 이 때문에 섬뜩함과 희극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자아냅니다. 이렇듯 상당한 무게감으로 그림의 중앙에 자리한 가오리 왼쪽에는 바짝 긴장한 듯 온몸의 털을 세운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림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고양이는 고요한 정물화에 흥미로운 리듬감을 실어주는데, 샤르댕의 성숙기 작품들과 구분되는 특징입니다. 이 그림을 통해 색채의 선택이나 빛을 표현하는 능력에 천재성을 갖고 있던 샤르댕의 재능을 증명하게 되죠.

그의 정물화가 특별한 이유. 평소엔 평범한 물건들이지만 샤르뎅의 붓을 통해 기품과 위엄을 갖춘 아름다운 대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물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순수한 진실을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화폭 속 표현된 물체의 구성과 색체, 빛과 어둠의 묘사를 통해 리듬감과 균형감이 담기게 했고, 물감을 거듭해서 쌓고 붓질에 붓질을 더해 전체적인 덩어리의 사실감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독특한 질감은 그가 독학으로 개발한 것으로 당시 관람자들에게는 그의 그림이 마술과 같이 보였다고 전해진다.

처음부터 부각된 천재적인 화가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부족한 재능에 낙담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한 화가 샤르뎅. 그의 이러한 독특한 질감 표현과 화법이 서양 회화 사상 최고의 정물 화가로 평가 받는 만큼, 그의 노력이 느껴집니다. 약점을 개성으로 만든 화가 샤르뎅을 보며 우리 또한 약점으로 또 한 번 발전할 수 있음을 그림과 함께 느끼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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