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 디자인 이정선 pro] 따말은 따뜻한 말 한 마디의 줄임말로 명사들의 명언, 드라마와 영화 속 명대사 등을 통해 여러분에게 힘이 되고 감성을 심어주는 시선뉴스의 감성 콘텐츠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보낸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은 어떨까요? 시선뉴스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2월은 겨울이 끝나가는 것처럼 그동안의 학업을 마무리하는 ‘졸업식’이 있는 달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동생이 대학을 졸업하다보니 올 2월은 좀 특별한 듯 느껴집니다. 미국의 졸업 문화 중 하나는 바로 유명 인사의 졸업 축사입니다. 많은 유명인사들이 이 졸업 축사를 통해 인생 명언을 남기는데요. 저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이자 진행자인 코난 오브라인의 축사를 준비했습니다. 그는 2011년 다트머스 대학의 졸업 축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Well I am here to tell you that whatever you think your dream is now, it will probably change.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여러분 꿈이 무엇이든 반드시 꿈이 바뀔 것이라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꿈과 희망을 이야기해도 모자를 졸업 축사에서 호언장담하듯 ‘꿈이 바뀔 것’이라 이야기하는 코난 오브라이언. 그에겐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방송 호스트가 꿈이었던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인기 TV 만화영화 시리즈 ‘심슨’(The Simson)과 NBC 토크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 작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가끔 SNL에 보조 출연을 하며 무명 생활을 보낸 그에게, 행운 같은 기회가 찾아오게 됐죠.

바로 NBC ‘레이트 나이트 쇼’(Late Night Show)의 호스트 자리였습니다. 당대 최고의 심야 토크쇼였던 NBC의 ‘더 투나잇 쇼(The Tonight Show)’ 진행자 자리를 약속 받았던 레터맨이 그 자리가 무산되자 자신의 스텝들을 데리고 NBC를 떠나면서 생긴 공석이었습니다.

그렇게 레터맨을 이어 1993년부터 15년간 레이트 나이트 쇼를 진행하면서 코난은 톱스타가 됐습니다. 코난을 영입하려는 다른 방송사들의 작업이 들어오자 NBC는 더 투나잇 쇼의 호스트 자리를 약속하며 코난을 붙잡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코난에게 더 투나잇 쇼(The Tonight Show)의 호스트 자리를 줘야하는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NBC는 더 투나잇 쇼를 진행하던 ‘제이 레노’ 또한 놓치고 싶지 않았죠. 결국 코난에게 약속대로 ‘더 투나잇 쇼’ 호스트를 주고 제이 레노에겐 더 투나잇 쇼 앞 시간대에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만들어줍니다. 결국 이전과 다르지 않는 상태에서의 시작. 코난의 투나잇 쇼는 동시간대 타방송사의 데이빗 레터맨쇼 뿐만 아니라, 내부의 적 제이 레노쇼와도 경쟁해야 했고 끝없는 시청률 하락을 겪습니다.

NBC는 시청률 하락을 빌미로 코난에게 ‘더 투나잇 쇼’의 편성 시간을 바꾼다고 통보합니다. 제이 레노를 이전 ‘투나잇 쇼 ’시간으로 옮기면서 ‘더 투나잇 쇼’는 밤 12시 이후의 편성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죠. 결국 코난은 이에 반대하고 나섭니다.

'지구인 여러분께 알림'이란 기자 회견을 열어, “자정 넘어 시작하는 투나잇 쇼는 더 이상 투나잇 쇼가 아닐 것이며, 자신은 이와 같은 파괴 행위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고 밝힙니다. NBC와의 갈등이 가시화 되며 결국 코난은 공중파 토크쇼 호스트 금지, 투나잇 쇼 관련 인터뷰 금지 등 향후 몇 개월간 팔다리를 묶고 입을 막는 것과 다름없는 모든 조건을 감수하고 NBC를 떠납니다.

꿈의 무대였던 ‘더 투나잇 쇼’의 7개월간의 진행, 그리고 20년 간 자신의 젊음을 바쳐 일한 회사에서 모든 것을 다 잃고 떠난 코난에게 2010년은 진정한 실패의 쓴맛을 경험한 해였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다 잃은 듯한 코난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왔습니다. 케이블 방송사인 TBS는 코난의 이름을 딴 ‘코난 쇼’를 제시했고 그는 과거의 실패가 무색하게 대성공을 이뤘습니다. 어떠한 제약도 없이 본인의 장기를 유감없이 뽐낸 코난은 세계적인 유튜브 스타가 됐고 화려한 재기에 성공하게 되죠. 많은 일이 있던 한 해를 겪으며 느낀 자신의 이야기를 2011년 다트머스 대학교 축사에서 그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제 나이는 마흔 일곱입니다. 25년 동안 꿈을 좇아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그 꿈이 바뀌었습니다. 수년 동안 코미디언들의 최종목표는 투나잇 쇼의 MC가 되는 것 이였습니다. 성배와도 같았죠.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이 목표를 이루게 되면 스스로 성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었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어떠한 직업으로도, 목표로도 제 자신을 그리고 여러분들을 정의할 순 없습니다.

2000년 축사에서 저는 졸업생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고, 아직도 이 말이 맞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여러분들이 두려워하든 그렇지 않든 실패는 반드시 여러분들을 찾아온다고 말씀드리죠. 그러나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실패와 좌절을 통해 삶이 더욱 명료해지고, 이 때문에 확신이 생기고, 자신이 이 세상에 하나뿐인 존재임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죠. 여러분들은 꿈을 향해 달려왔기 때문에 아이비리그 졸업장을 받게 됩니다. 졸업식에서 꿈을 따르라는 것만큼 진부한 것도 없죠.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여러분 꿈이 무엇이든 반드시 꿈이 바뀔 것이라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NBC에서 촬영한 마지막 방송에서 작별 인사 때 이렇게 말했죠. ‘열심히 일하시고 주변에 겸손하세요, 그러면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날 겁니다.(“Work hard, be kind, and amazing things will happen.”)’ 오늘 연설할 영광을 얻고 보니 평생 이 말이 이렇게 와 닿았던 적이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 그리고 현재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앞서 성공과 실패 그리고 재기를 겪은 코난 오브라이언의 말이 용기가 되길 바랍니다. 실패는 분명 다가온다는 것. 그러나 그 실패를 통해 나는 좀 더 명료해 진다는 것. 졸업선물로 전달하고 싶습니다.

오늘은 그런 날~ 유명 인사들의 졸업 축사 영상을 보며 기운을 얻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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