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연말연시와 명절들...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어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또 도움의 손길로 온정을 느끼게 하고 있다.

26세인 A씨는 지난 27일 오후 4시 20분쯤 부산 사하구에 있는 한 마트 입구 바깥쪽에 쌓여있던 막걸리 상자에서 막걸리 한 병을 몰래 훔치려다 주인에게 발각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의 조사 결과 A씨는 최근까지 조선소에서 일을 했지만 최근 실직하여 부산으로 내려와 친구와 지인의 집을 전전하며 설 연휴 동안 물로 배를 채웠다. A씨는 부모는 있지만 연락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고 그 외에 그에게 도움을 줄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너무 배가 고파 막걸리를 훔쳤다"며 눈물을 쏟으며 반성했고 이에 마트 주인 역시 A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경찰은 절도행위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A씨를 훈방조치했다.

▲ 출처/플리커

또한 A씨가 딱한 사정에 처해 있어 연휴동안 굶지 않도록 3만원 상당의 쌀과 라면, 생필품을 지원했으며 이후 신평공단에 있는 일자리도 소개해 주겠다고 하여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A씨에 대한 경찰의 훈훈한 이야기가 인터넷 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부산지방경찰청은 지난 30일 A씨에게 하루만인 29일에 13건이 넘는 성금 후원문의와 일자리 지원이 접수됐다고 알렸다.

충북 청주와 경기도 여주 등에서 A씨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숙식을 제공해 주겠다는 연락이 왔으며 경북 포항, 울산지역에 있는 건축회사와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에서도 일자리를 제공해주겠다고 알려왔다.

또한 광주와 부산, 세종 지역에서 A씨에게 생필품과 성금을 지원해주고 싶다는 문의도 쇄도했다.

젊은 나이에 일자리를 잃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연휴에 물로 배를 채우던 A씨의 박탈감과 절망감은 상대적으로 더욱 컸을 것이다. 또한 역시 젊은 나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구걸을 하거나 손을 내밀기도 자존심이나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을 것이고, 살려고 막걸리를 훔쳐야 했던 심정은 더욱 비참했을 것이다.

절망감, 박탈감, 비참함으로 점철될 뻔 했던 A씨의 설 명절은 사뭇 아름다운 명절이 되었다. 생계형 절도범을 없앨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일자리가 제공되는 것이다. A씨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에게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 명절이 된 것이다.

추운 날씨처럼 경제도 꽁꽁 얼어붙었다. 하지만 마음까지 얼어서야 될까. 지금 주위에 A씨처럼 말 못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 번씩 더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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