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떡볶이 국물을 다 마셔서 없애라" 한 경찰 간부가 의경에게 가한 엽기적인 가혹 행위가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부하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아온 간부라, 파장이 커진 것이죠.

이에 해병대 '악기바리' 등 가혹행위를 공론화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교묘해진 군대 폭력 근절을 위해 외부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임태훈 소장은 지난 2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군대 내 가혹행위의 수법이 굉장히 달라졌다”면서 “군 지휘관들이 인권과 관련해서는 인권자문위원회에 위촉된 외부전문가들의 쓴소리를 계속해서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습니다.

근절은 고사하고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악기바리. 도대체 무엇일까요?

▲ 국가위원회 제공

악기바리는 해병대에서 행해지는 취식 강요 행위입니다. 악기바리를 풀어쓰면 악바리 기질을 발휘하라는 뜻인데요. 해병부대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악습입니다. 특히 이는 취식 강요 행위를 뜻합니다. 주로 선임병이 후임병의 근성과 선임병에 대한 존경심을 시험해 본다며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강요하며다. 성추행과 함께 군의 가혹 행위 중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병부대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에게 이틀 동안 초코바 180개를 먹이는 등 이른바 ‘악기바리’로 불리는 가혹 행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난 겁니다.

인권위는 2016년 6~9월 해병대 취식 강요 사건의 피해 병사와 가족의 진정 3건을 접수한 뒤 해당 부대원들을 심층 면접한 결과 이 같은 가혹 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난 1월 16일 밝혔습니다.

인권위 조사 결과 포항지역 해병대 병사인 ㄱ씨(21)는 지난해 3월부터 후임병 ㄴ씨(21)에게 많은 양의 음식을 먹도록 강요했고 ㄱ씨도 피해자였습니다. ㄱ씨는 “대통령 특식으로 나온 초코바를 이틀 동안 180개까지 먹었다. 전입 때 61㎏이던 체중이 81kg까지 쪘다”고 인권위에서 말했습니다.

임 소장은 “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신고하는 매커니즘이 죽어 있다는 것의 방증”이라는 지적과 함께 “병사들이 간부들 앞에서 이중적 태도를 취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병사들의 겉과 속이 다른 모습으로 인해 이런 악습을 평소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이어 임 소장은 “특히 해병대는 ‘간부는 우리의 적이다’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피해 병사가 간부에게 인권침해사실을 알리면 병사들의 공동체사회를 무너뜨렸다고 생각한다”며 “이 경우 기수열외를 시키기도 하는데, 해병대에서 기수열외란 전역 이후 전우회는 물론이고 군생활 할 때 말 한마디 안 걸고 유령취급 해 후임들에게 인사도 못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라지지 않은 병영 악습 더불어 갈수록 심해지는 해병대 취식 강요 악기바리. 인권이 우선시되고, 사람이 먼저인 나라와 군대가 되는 것이 아직은 멀어보인다는 생각에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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