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 에디터/ 디자인 이정선 pro]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벽화와 함께 구석기 시대의 대표적인 미술품으로 알려진 ‘라스코 동굴 벽화’. 이 동굴 벽화는 지금으로부터 76년 전인 1940년 프랑스 서남부 도르도뉴 몽티냐크 마을에 사는 소년 4명들에 의해 발견 됐다.

제2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9월 8일 몽티냐크 마을에서 작은 사건이 일어난다. 한 소년이 집에서 기르던 개가 사라졌는데 소년은 개를 찾기 위해 마을 주변을 돌아다녔고, 그러다 마을에서 떨어진 바위산에서 동굴을 발견하게 된다.

나흘 뒤 소년은 친구들과 함께 동굴을 살펴보기 위해 어린이 탐험가인 마냥 램프와 밧줄을 이용해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중세 시대의 비밀 통로를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들어간 동굴의 천장과 벽에 벽화가 그려진 것을 발견 했고 이 사실을 라발 선생님께 전한다.

라발 선생님은 고고학의 권위자인 앙리 브뢰유 신부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선사 시대 동굴 그림을 연구하고 있던 앙리 브뢰유 신부는 동굴의 그려진 그림이 선사 시대 벽화라는 점을 단번에 알아차린다.

동굴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됐고 1948년 일반인에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동굴 안에는 빨강 · 검정 · 노랑 등으로 그린 말 · 사슴 · 들소 등 약 100점의 동물상이 그려져 있으며 당시 구석기인들의 사냥감이었던 이 동물들이 매우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그려져 있다. 동물 100여 마리를 사냥하는 장면의 묘사는 세부 묘사와 풍부한 색채, 실물 같은 생동감을 준다. 사냥의 성공과 풍요를 기원하는 당시의 분위기가 한껏 느껴진다.

많은 동물과 함께 인류 또는 원시인을 그린 형상도 있다. 인류의 형상은 동물의 형상만큼 정밀하거나 주의 깊게 그려져 있지 않는데 사냥 장면에 나타난 동물을 더욱 자세히 묘사함으로써 사냥꾼들의 성공적인 사냥을 기원하거나 사냥된 동물을 확인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라스코 동굴 벽화가 더욱 유명한 이유는 수천 년 동안 시간이 흘렀음에도 모든 벽화가 부패하거나 변색하지 않고 보존된 점이다. 동굴의 공기가 자연적으로 환기가 되어 벽화의 퇴색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라스코 동굴 벽화의 유명세로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벽화는 훼손되기 시작했고 프랑스 정부에서는 벽화의 훼손을 막기 위해 1963년 일반 관람객의 출입을 금지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동굴 벽화를 직접 보고 싶어 했고, 프랑스 정부는 1983년 라스코 동굴 옆으로 라스코Ⅱ라고 불리는 복제동굴을 만들게 된다. 이 복제 동굴은 채석장으로 사용하던 곳에 만든 것으로 벽과 천장에 그려진 벽화는 물론 지형까지 똑같이 만들었다. 그러나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다.

그리고 지난 12월 10일 개장식을 가진 라스코Ⅳ는 라스코 벽화를 100% 그대로 표현한 것으로 30명의 작업반이 4년 동안 제작했으며 총 6천 6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820억 원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는 라스코 벽화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재현한 순회 전시용 라스코Ⅲ이 광명동굴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 광명동굴전’은 관람객 17만 5000명을 달성하며 그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인류 최초의 미술관’ ‘구석기 시대의 피렌체’로 불리는 라스코 동굴벽화. 100% 재현된 라스코Ⅳ가 프랑스에서 개장하면서 동굴 벽화의 훼손 없이 일반인들도 그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 인류의 조상이 남긴 아름다운 벽화. 훼손 없이 오래도록 지켜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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