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유진]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65만 3천 명이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최근의 실업난과 부족한 일자리 사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 가장 민감히 반응하는 사람들을 ‘픽미(Pick Me) 세대’라고 할 수 있다. 20대 젊은 층의 픽미세대는 고성장 시기였던 1980년대에서 1990년대에 태어나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취업할 나이가 되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악재를 마주하며 저금리‧저성장 시대에서 살게 되었다.

 

픽미세대라는 용어는 이른바 ‘나를 뽑아줘’ 세대로, 다른 이를 제치고 뽑혀야 살아남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유래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택받고자 하는 간절함을 가슴에 품고 사는 디지털 세대인 것이다.

이러한 픽미세대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원들이 함께 쓴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제시한 2017년 한국 소비문화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크지만 나름대로 생존방식을 선택하고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들이 오늘 하루만이라도 즐겁게 보내자는 현실지향주의자이기도 하다고 전하고 있다. 이는 계속되는 저성장 상황으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진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상황은 인생은 한 번 뿐이라며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라는 말이 최근 유행처럼 번져나간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세대들의 현실지향적인 특성은 소비패턴으로도 이어져 실속을 따지는 현재지향적인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파격 세일 행사를 자주 여는 소셜커머스를 선호하며 구매하기 버거운 물건은 빌려 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인간관계나 소통에 있어서도 실속을 중시한다. 시간과 돈이 드는 모임보다는 혼자 시간될 때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혼밥이나 혼술을 선호한다.

한편 픽미세대가 갖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증 열풍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남의 눈에 띄어서 선택받고자 하는 이들은 SNS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인증하고 사람들의 좋아요와 댓글 등의 반응을 원한다. 이는 취업난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 SNS에 자신을 공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나온 행동이라 보면 된다.

픽미세대에 속하지 않더라도 사람이라면 본인이 갖고 있는 걸 증명해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지향적인 생활이 스스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남들의 선택과 주목, 인정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과연 픽미세대들이 진정한 ‘픽미’를 외칠 수 있을지 우려된다. 행동의 주체가 주변이 아닌 스스로가 되었을 때 진정한 픽미를 외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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