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2015년 1월,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4년 계약에 성공하여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강정호 선수.

그는 데뷔년도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타율 0.287, OPS(출루율+장타율) 0.816,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여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로또라는 찬사까지 받았지만 야구 실력 외에서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2016 시즌이 한창이던 지난 6월, 시카고에서 채팅 앱을 통해 만난 한 여성을 약을 먹인 뒤 강간한 혐의로 해당 여성으로부터 고소된 바 있었다. 하지만 고소인이 고소 후 잠적해 현재는 수사가 중단되었다.

고소인이 잠적하자 팬들은 강 선수가 꽃뱀에게 당할 뻔 했다며 안심했다. 하지만 수사가 중단 되었을 뿐 혐의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강 선수는 또 다시 팬들에게 깊은 실망을 주었다.

▲ 강정호 선수 사고 현장(출처/온라인 커뮤니티)

강 선수는 2일 오전 2시45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술집에서 지인 3명과 함께 술을 마신 후 자신의 BMW 승용차를 몰고 숙소로 향하던 중 삼성역 인근 도로에서 도로시설물을 들이받은 뒤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났다.

경찰조사 결과 사고당시 강 선수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084%로 면허 정지의 수치를 보였으며 사고를 낸 사실을 감추기 위해 동승했던 친구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동승한 친구가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증언했지만 블랙박스 확인 결과 강 선수의 운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강 선수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물피도주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KBO리그 타자 출신 첫 메이저리그 직행'이라는 국내 최초의 기록을 세우고 데뷔 첫해에도 인상적인 성적을 보였으며 2016 시즌에도 103경기에서 홈런 21개를 기록해 확고한 메이저리그로서의 자리를 굳혀가든 강 선수. 국내 팬들의 실망도 매우 크지만 그의 팀인 피츠버그 파이리츠 역시 실망감을 감추고 있지 않다.

2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사장 프랭크 코넬리는 이 사건에 대한 공식성명으로 "우리는 서울에서 일어난 강 선수와 관련된 사건을 알고 있다. 우리는 강 선수와 그의 행동에 깊은 실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 불거졌던 사건이 채 마무리도 되기 전에 또 다시 불미스러운 행동을 한 강 선수. 공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선수라면 자신을 절제 할 수 있는 것 역시 그가 해야 할 의무다. 실력이 아무리 좋은들 인성이 나쁘게 알려진다면 그를 진정으로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또한 실수라 하기에는 조심에 조심을 더해야 하는 시기였기에 그의 이번 사건은 매우 안타까울 정도로 실망스럽다.

강 선수 뿐 아니라 지난 2011년 5월에 발생했던 추신수의 만취 음주 사건과 함께 KBO리그 선수들의 승부조작과 도박, 음란행위나 음주운전 등의 도덕적 해이는 야구를 특히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다.

지금처럼 야구가 활성화되고 메이저리그 진출이 원활해진 것은 선수들의 실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국민의 관심과 사랑이 커졌기 때문이다. 적어도 범죄에 연루될 정도로 자신을 관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자신들을 사랑하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경을 표하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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