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인류의 생명연장에 대한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 결과 인간의 평균 수명은 과거에 비해 늘었고, 불치병이라 여겨지던 많은 병에 대한 치료도 가능해 졌다. 그렇지만 현대 의학과 과학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많은 병이 존재하기에, 많은 난치병 환자들은 죽음의 그늘 속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이러한 난치병 중에서는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장기이식은 큰 장애물이 있는데, 바로 장기를 기증해 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장기이식 제도 개선은 물론 장기이식에 관한 연구도 활기차게 진행하고 있고 그중 ‘이종 장기이식’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종 장기이식이란, ‘이종’ 즉 ‘다른 종’ 간의 장기 이식을 말한다. 그 궁극적인 목표는 동물의 장기를 장기이식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이식해 치료하는 것이다. 즉 이종 장기이식은 중요한 장기에 대한 사람간의 이식은 누군가의 희생이 필연적이기에 고안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종 장기이식 수술은 오래 전부터 시도되었다. 대표적으로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수술이 있었다. 그러나 보통 이식을 받은 사람은 몇 시간도 견디지 못하고 목숨을 잃고 말았는데, 이유는 우리 몸을 지키려는 면역계가 이식된 장기를 침입자로 여기고 공격을 하면서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침팬지, 돼지 등의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실패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에 의해 돼지의 심장과 각막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51일째 건강상태를 유지해 학계 및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농촌진흥청은 바이오 이종 장기이식용 돼지인 '믿음이'의 심장과 각막을 '필리핀 원숭이'에 이식한 결과 아무 문제없이 51일째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믿음이'는 농진청이 2010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바이오 이종 장기이식용 돼지로, 이종 간 장기이식에서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히는 '거부반응'을 없앴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국내의 이종 장기이식 생존 최장기록은 43일 이었으나 이를 깨고 51일 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국내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왜 돼지와 원숭이를 상대로 연구가 이루어진 것일까. 돼지는 포유동물 중에서도 생리 및 장기형태가 사람과 가장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돼지의 장기를 유인원의 대표동물 원숭이에 이식을 해 이종 장기이식의 ‘거부반응’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돼지는 일반 돼지가 아니다. 이종 장기이식에 사용되기 위해 생산된 미니 돼지로, 사람의 면역계를 속이기 위해 사람의 유전자를 주입받아 태어난 유전자 변형 돼지다.

그리고 국립축산과학원은 2017년부터 사람이 아닌 영장류 동물을 대상으로 효능 부작용 및 독성 시험을 더욱 활발히 수행할 계획으로 연간 400마리 규모의 돼지를 생산해 이종이식에 활용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향후 안전성이 확보되면 인체 실험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인류의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연구가 이어지는 이종 장기이식. 하지만 이종 장기이식에는 단점도 존재한다. 만약 동물에서 발생한 감염성 질환이 사람인 환자를 통해 사회에 퍼지면 전혀 새로운 질병이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온전히 장기 이식을 위해 태어난 돼지(동물)들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난치병에 시름하며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 그들에게 희망일 수 있는 이종 장기이식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종장기 이식의 연구와 함께 그에 따르는 문제점들에 대한 확실한 대책마련도 함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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