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이유진 인턴] 지난 11월 8일 대이변을 일으키며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이유가 분석되고 있지만 그 중 미 연방수사국의 제임스 코미 국장과 위키리스크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제임스 코미 국장과 줄리언어산지는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측 인사의 이메일을 해킹했고, 이 사건이 클린턴에게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클린턴의 가족재단 '클린턴 재단'과 국무부 사이 유착 의혹, 외국인 기부금의 부적절 수령 논란, 월가의 초고액 강연료 등이 이메일 폭로로 알려지면서 클린턴이 신뢰성 면에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들은 지난 11월 8일에 있었던 제 45대 미국 대선이 있기 불과 몇 주 전에 일어났고, 그동안 많은 논란을 낳았던 트럼프의 스캔들이 가라앉을 수 있었다.

▲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은 ‘옥토버 서프라이즈’[사진/유튜브 Barbara Honegger and Mark Snyder]

이처럼 미국 대선에서 10월에 발생해, 선거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건을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라고 부른다. 10월의 이변이라고도 불리는 옥토버 서프라이즈라는 용어가 처음 생긴 때는 1972년 대선이다.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과 민주당의 조지 맥거번이 한창 선거운동을 할 때 닉슨이 '베트남 전쟁 종전설'을 주장하면서 생겨났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10월 말에 나왔던 이 주장은 전쟁에 지친 국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이에 재선을 위한 공작을 벌였던 이른바 워터케이트 사건으로 크게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었던 닉슨이 대역전에 성공해 결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이 때까지의 옥토버 서프라이즈 사례를 보면 다양하다. 2000년 대선 당시 한 지역 방송이 조지 W. 부시 후보가 젊었을 때 음주운전을 하다 체포된 일이 있다는 사실을 폭로해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잃어 상당한 타격을 입은바 있다.

이어 2004년 대선때는 당시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이 계속되는 테러 군사작전의 실패와 예산낭비로 민주당 존 케리 후보에게 밀리게 되면서 대통령 연임을 하지 못할 상황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그 해 10월 미국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이 추가 테러 위협을 하자 유권자들의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애국심이 고취되었다. 결국 공화당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국가안보와 테러를 선거 핵심 이슈로 활용했던 부시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도 옥토버 서프라이즈의 수혜자라고 볼 수 있다. 2012년 선거를 앞둔 9월에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의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동영상에서 롬니 후보는 일반 서민들을 중시하지 않는 듯 한 발언을 해 많은 유권자들이 그에게 실망했고 이는 그대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10월 말에 동부 해안지대를 초토화시켰던 허리케인이 덮쳤던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를 높여주는데 한몫했다. 수해 현장을 살피며 위기를 잘 이겨내는 능력을 보여주며 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산 것이다.

이렇듯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전에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우선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에게는 고맙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절망적인 이변이 될 옥토버 서프라이즈. 희비가 엇갈릴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미국 대선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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