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2009년 2월 선종한 고 김수환 추기경은 생명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자연스런 죽음의 과정을 받아들임으로써 아름답고 존엄한 죽음을 몸소 실천해 보였습니다. 평소 존엄사를 긍정적으로 인정해온 고 김수환 추기경은 병세가 악화되기 시작한 2008년 말부터 인공호흡기와 같은 기계적 치료에 의한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거부해왔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도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의미가 주목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비해 문화의 속도와 변화가 보다 빠른 일본의 경우, 최근 웰다잉에 이어 슈카쓰(終活·임종을 준비하는 활동)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슈카쓰는 인생의 마지막을 미리 제대로 준비하기 위한 활동을 말 하는데요. 멋지게 인생을 마무리하기 위해 미리 장례 절차를 정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 출처 - pixabay

혹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슈카쓰는 죽기 전에 관에 들어가 보고, 수의를 입어보고, 화장을 하는 등 죽음 예행연습을 하는 것으로 현재 일본 도쿄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벤트로 꼽히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인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유행한 단어 슈카쓰(終活). 특히 지난 10월 22일 91세의 일본의 드라마 ‘오싱’ 작가 하시다 씨가 슈카쓰 체험을 해 더 화제가 됐습니다.

그는 일본을 대표하는 드라마 작가인데요. 1983년 세상에 내놓은 NHK 드라마 ‘오싱’은 평균 시청률 52.6%, 최고 시청률 62.9%를 기록하면서 세계 68개국에도 수출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최근 자신의 슈카쓰 체험담을 담은 책을 펴냈는데, 책에서 그는 장례식, 출세욕, 일, 친구, 부모, 연애, 남편, 친척, 자식, 후회 등 10가지에 대한 무소유를 선언했습니다.

평소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임에도, 슈카쓰 체험을 하면서 책들을 도서관에 기증하고 집필 자료로 모아둔 스크랩들도 모두 버렸으며 자신의 옷을 포함한 많은 물건들을 처분했습니다. 이로 인해 무소유와 더 큰 행복의 마음을 느꼈다는 그녀의 체험담은 일본 사회에 슈카쓰 문화를 더 확산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임종에 대한 준비가 익숙한 문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약 10년 정도 뒤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임종을 아름답게 준비해야 하는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와 견해입니다. 떠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비단 직장을 그만두거나 연인이 헤어질 때만 사용되는 말이 아닙니다.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고 준비하는 모습, 우리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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